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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무서워도 '하루 3천원'도 못 벌어 '마스크' 포기하는 폐지 줍는 노인들

폐지 수거로 생계를 해결하는 빈곤층 노인들이 마스크를 살 엄두를 내지 못해 맨 얼굴로 일하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코로나19(우한 폐렴) 사태로 마스크는 이제 필수품이 됐다.


하지만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면서 가격 부담이 커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은 마스크를 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장 한 끼의 밥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빈곤한 노인들에게는 지자체 지원이 없다 보니 몇 번이고 빨아 쓰거나 마스크 이용을 그냥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최근 서울 거리에서 만난 70대로 추정되는 폐지 수거 할머니는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폐지를 줍고 있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 할머니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데 마스크를 어떻게 사냐"며 "마스크 값 2000~3000원씩이면 한 끼 해결할 돈인데 거기다 쓰면 먹고 살 돈이 없다"라고 푸념했다.


또 다른 폐지 줍는 80대 할아버지는 일주일 넘게 빨아 쓴 탓에 밑 부분이 다 해진 마스크를 끼고 있어 가슴이 먹먹해진다.


하루 폐지를 팔아 버는 돈은 적게는 2~3천 원, 많아야 1만 원 정도. 어렵게 폐지를 모아 하루하루 생계를 해결하는 이들에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마스크는 '사치'인 셈이다.


실제 마스크는 구하기도 어렵지만 이들이 구입하기엔 만만찮은 물건이 됐다. 


인사이트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지난 4일 소비자시민모임의 마스크 1장당 평균 가격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성인용 KF94 마스크는 3148원, 성인용 KF80 마스크는 2663원에 거래되고 있다. 


2018년 조사 가격과 비교하면 KF94는 2.7배, KF80은 2.4배 올랐다. 


현재 일부 저소득층에게 그나마 서울시와 시민단체의 후원으로 마스크 등 방역용품이 지급되고 있지만 문제는 지원 범위 밖의 취약계층들이다. 


이들을 위해서라도 방역 양극화 현상을 완화할 지속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25일 오후 6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900명을 돌파했으며 사망자는 11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