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김민수 검사입니다"··· 28살 취준생 죽게 만든 보이스피싱 '그놈 목소리'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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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서울중앙지검 김민수 검사입니다"


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꾼의 이 한 마디는 28살 꿈 많은 취준생 청년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사건 이후 죽은 청년의 아버지가 공개한 청년의 생전 유서는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내 아들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에 따르면 전북 순창에서 취업을 준비하던 그의 아들 A(28) 씨는 지난달 20일 자신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김민수'라고 소개한 한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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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성은 "최근 금융 사기단을 붙잡았는데 당신의 통장에서 돈을 인출한 사실을 발견했다"며 "사건의 가담자인지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니 통화에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의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었다. 남성은 A씨에게 "전화를 끊으면 공무집행방해죄로 징역 및 벌금형을 받는다"며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수화기 너머 남성이 통장에 있는 돈을 인출해 주민센터 보관함에 넣어두라고 요구하자, 서울 마포구 한 주민센터 인근의 택배함에 돈을 넣었다. 인턴 생활을 하며 소중히 모아두었던 420만원이었다.


이후 돈은 사라졌고, A씨는 남성에게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상대 남성은 다시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연락이 되지 않는 게 자신의 탓인 듯해 불안과 초조함에 시달리던 A씨는 설날을 하루 앞둔 지난달 22일,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 옥상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인사이트YouTube '전주MBC NEWS'


이 같은 사실은 A씨가 숨진 이후 그가 생전 남긴 유서 그리고 경찰의 수사 결과 드러났다.


A씨는 유서에 "저는 서울지검 수사를 고의로 방해한 게 아니며 억울하고 선량한 피해자다"라면서 "소극적인 성격이라 긴장하면 인지를 잘못해 협조 조사 중 본의 아닌 실수를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에도 자신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한순간에 아끼는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청원 게시판에 "이 사회가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가까운 이웃과 가족이 다시는 이런 분통한 죽음을 겪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한편 경찰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보이스피싱으로 피해를 입은 건수는 7만 건에 이르며 피해 금액은 1조 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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