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21살 한국해양대 실습생이 배 위에서 고열·구토 시달리다 돌연 사망했다

인도양으로 향하던 외항선 기관실에서 작업을 돕던 실습생이 열사병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사이트팬오션의 선샤인호 / 사진 = 코리아쉬핑가제트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한국해양대에 재학 중인 학생이 해외로 승선 실습을 떠난 지 4일 만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재학생은 기관실 업무를 돕다 '열사병'으로 쓰러졌다고 알려졌다.


다만 유족들은 건강한 20대 청년이 열사병으로 쓰러진 것, 발병 13시간 뒤에 병원으로 이송한 것, 헬기가 아닌 소형 보트로 옮긴 것 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 11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과 3학년 A(21)씨는 지난 5일 인도네시아 바탐에서 승선 실습을 위해 인천항에서 인도양으로 향하는 팬오션 사의 '선샤인' 호에 탑승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그런데 지난 9일 오전 9시 30분께 B호 기관실에서 작업을 돕던 A씨가 갑자기 고열, 구토 등의 열사병 의심 증세를 보였다. 출항 4일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후 팬오션 측은 4시간여가 지난 오후 1시 50분께 A씨가 아파 병원으로 옮기겠다고 부모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다시 4시간여가 지난 오후 6시께 체온이 40도까지 왔다 갔다 하지만 혈압과 맥박이 정상 수치라 괜찮다는 뜻을 전했다.


선사 측이 입장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A씨는 첫 증세를 보인 지 13시간 뒤인 지난 9일 오후 10시 30분이 돼서야 병원으로 이동하는 보트에 옮겨졌다.


당시 A씨는 심정지에 가까운 상태라 응급치료가 절실했지만, 팬오션은 헬기 대신 소형 보트를 불렀다.


기사와 관련 업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결국 그는 지난 10일 오전 1시 30분에 인도네시아 페르타미나 병원에 도착했고, 30분 뒤에 숨을 거뒀다.


A씨의 유족 측은 "190cm의 건장한 20대 초반 대학생이 얼마나 혹사를 당해야 열사병에 쓰러지냐"며 "배에서 벌어진 일이 정확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분노했다.


해경은 선사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선사 측 과실이 드러날 경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한국해양대는 A씨의 사망 사고와 관련한 자체 대응반을 꾸리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섰다.


한편 해양대 해사대학 소속 학생은 특정 선사의 선박을 타고 실습생 신분으로 졸업전 1년 동안 현장 실습 경험을 쌓아야 한다.


선사별로 급여와 근무시간, 근무환경이 다르지만, 특히 기관실 내부 온도는 40도를 넘나드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