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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는 대로 갉아먹는 ‘멸강충’ 전국서 발견

‘강토를 멸망시킨다’라는 악명이 붙을 정도로 벼와 옥수수 등을 닥치는 대로 갉아먹는 해충 ‘멸강충’이 전국 곳곳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



'강토를 멸망시킨다'라는 악명이 붙을 정도로 벼와 옥수수 등을 닥치는 대로 갉아먹는 해충 '멸강충'이 전국 곳곳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

 

가뭄 때문에 비에 약한 초기 유충 단계를 쉽게 거치고 살충제에 강한 시기까지 접어들어 예년에 비해 피해가 막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경기농업기술원 등에 따르면 전날까지 경기도의 멸강충 피해면적은 연천 10㏊ 등 40㏊로 지난해 10㏊에 비해 크게 늘었다.

 

멸강충이 발생한 지역은 지난 1일 여주와 연천을 시작으로 고양, 파주, 양주, 안성, 화성, 평택, 용인 등 경기 남북부를 가리지 않아 경기농업기술원 측은 경기도 전역에 멸강충이 퍼진 것으로 보고 있다. 

 

6일과 7일 잇따라 멸강충이 발견된 용인은 2011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나타난 것으로 조사돼 시와 농협이 부랴부랴 방제 작업을 벌였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멸강충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로 올해 특히 극심한 가뭄을 꼽았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대부분의 해충이 비에 약하지만 멸강충은 특히 약해 비가 오면 거의 쓸려내려가 보통 일부 지역에서 잠깐 나타나고 말았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아 5년여만에 다시 나타난 지역이 많다"고 설명했다.

 


 

경기농업기술원의 한 관계자는 "7일 양주에서 발견된 멸강충은 3∼4㎝ 정도 크기인데 이 정도 자라면 어떤 살충제는 뿌려도 죽지 않는다"며 "장마가 시작됐는데도 비가 내리지 않아 당분간 피해가 이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경기농업기술원은 멸강충이 대부분 초기 유충 단계를 지나 곤충의 신경을 공격하는 기존 살충제는 방제에 소용이 없다고 판단, 근육을 손상시키는 살충제로 바꿔 사용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주 2차례에 걸쳐 경기도내 지자체에 보냈다.

 

경기지역뿐만 아니라 전북 고창과 김제에서 5∼6년 만에 멸강충이 다시 나타나 농가에 피해를 입혔고 멸강충이 드물던 서울에서도 발견 신고가 접수되는 등 곳곳에서 피해 및 발견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현재 멸강충에 대해 전국에 내려진 예보 단계를 피해 상황 등을 집계한 뒤 주의 단계로 격상하는 조치를 검토 중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멸강충 뿐 아니라 미국선녀벌레 등 가뭄으로 인해 여러 해충이 기승을 떨치고 있다"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충 발견시 방제 작업과 유관기관 통보 등 각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멸강충은 멸강나방(학명 Pseudaletia separata)의 유충으로 볏과 식물과 사료작물인 옥수수를 먹고 사는 번식력이 강한 해충으로 주로 중국에서 바람을 타고 멸강나방이 날아와 알을 낳아 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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