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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스스로 목숨 끊은 소방관 56명···순직 소방관보다 '2배' 이상 많다

7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들은 총 56명으로 같은 기간 순직한 소방관 23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난해 울산소방본부 농소119안전센터 정희국 소방장이 후배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정 소방장은 울산의 한 저수지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고, 그의 차 안에는 A4용지 1장 분량의 쪽지가 발견됐다.


쪽지와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정 소방장은 4년 전 태풍 차바로 고립된 주민을 구하려다 동료 소방관을 잃었다. 


동료 소방관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던 정 소방관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겨진 그의 사물함에는 3년 전 태풍으로 숨진 소방관의 근무복이 걸려 있었다. 


인사이트정 소방장의 사물함 / MBC '뉴스데스크'


7일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1월 발간된 '2020년 주요 소방정책'상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공무원은 56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소방공무원 순직이 23명인 것에 비해 2배가 넘는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장 소방관들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수면 패턴 문제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소방관들은 재난 현장에서 끔찍한 상황과 변사체를 대면해야 하고 때로는 정 소방관처럼 동료의 죽음을 지켜봐야 한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또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일을 해야 하니 늦은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다.


다른 직업군에 비해 정신 건강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지난해 8월 소방청이 발표한 '2019년 전국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전수조사'에 따르면 전국 소방관 가운데 4.9%에 해당하는 2,453명이 '자살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한편 소방청은 소방공무원 치료 전문 의료기관인 '소방복합치유센터'를 건립한다는 방침이다. 


소방복합치유센터는 소방공무원이 재난현장 위험에 노출되며 얻게 된 신체적 부상과 정신적 문제를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연구하는 소방 전문병원으로 지난해 11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소방공무원이 겪는 주요 부상과 질병 치료에 특화한 근골격계·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화상·건강증진 등 4개 센터에 21개 진료과목, 300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이 될 전망이다.


오는 2023년 개원을 목표로 본격 추진되며 여기에는 1,328억 원이 투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