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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원만 빌려주세요" 지나가는 행인 대상으로 '국민 신뢰도' 평가한 KBS

KBS 기자가 신분을 숨기고 처음 보는 사람 20명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실험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우리 사회의 신뢰가 낮다고 보도해 비판이 일었다.

인사이트YouTube 'KBS News'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어디를 급하게 가야 하는데 지갑을 잠깐 놓고 와서, 혹시 3천 원만 빌려주시면 바로 갚을게요. 2시간 뒤에"


깔끔한 용모의 한 남성이 대낮 거리에서 행인들을 향해 3천 원을 빌려달라며 말을 걸었다. 


한 시민은 "미안해요. 돈이 없어서..."라며 거절했고, 다른 시민은 "아니, 당신이 돈을 빌린 사람 같지 않은데 진짜 그럴 수가 있잖아"라며 흔쾌히 돈을 빌려줬다. 


그리고 지난 1일 KBS 뉴스에는 '신년 여론조사'란 제목의 보도가 나왔다. 해당 보도에는 대낮 길거리에서 3천 원을 빌려달라는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YouTube 'KBS News'


이 남성은 KBS 기자로 그가 3천 원을 빌려달라고 한 행위는 처음 만난 사람을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KBS는 이 실험 장면을 공개하면서 "낯선 타인에게 신뢰의 행동을 보여준 이는 20명 중 4명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KBS 여론조사 결과를 덧붙여 "처음 만난 사람의 신뢰점수는 10점 만점에 3.7점으로 가족이나 이웃에 비해 크게 낮았고, 보통 수준인 5점에도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뉴스를 본 시민들은 KBS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실제 뉴스의 의도는 국회·언론·검찰을 향한 국민들의 신뢰가 낮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지만 그 비교 대상과 실험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인사이트


인사이트


인사이트YouTube 'KBS News'


신뢰도를 이러한 방법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옳은 방법이 아니며, 2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가 전체 사회를 대변할 수 있냐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보인 사람들이 많았다.

인용한 여론조사 결과도 대상과 조사 방법 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보통 수준이라는 표현도 애매모호해서 어느 정도의 신뢰도가 보통 수준인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보이스피싱·앵벌이 등으로 인한 피해 소식이 자주 들려오는 오늘날 이를 국가 및 사회 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옳은 것인가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뉴스를 접한 시민들은 "3천 원을 안 빌려주는 게 신뢰 없는 세상이라고 말한 KBS가 신뢰를 잃었다", "수신료가 아깝다", "처음 마주친 유재석이 돈을 빌렸다면?" 등의 반응을 보였다.


YouTube 'K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