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회 초년생이니 봐달라"···27세 남성이 70대 택시기사 무차별 폭행

인사이트사진 제공=A씨 가족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지난달 13일 새벽 1시께 경상남도 진주시에서 20대 남성이 할아버지뻘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5일 뒤 경찰에 붙잡힌 남성은 "술을 마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합의를 요구했다.


그런데 정작 합의금을 제시하자 "사회초년생이고 직장을 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돈이 없다" 등의 이유를 대며 연락이 두절됐다고 한다.


1일 인사이트는 폭행을 당한 택시기사 A(71) 씨의 가족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인사이트사진 제공=A씨 가족


A씨 가족에 따르면 이날 B(27) 씨는 만취한 채로 A씨가 운행하는 택시에 탑승했다.


B씨가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잠에 빠져있어 결제도 안 된 상황. A씨는 B씨를 깨우며 조금이라도 더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콜 요청에 응답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A씨의 얼굴로 B씨의 주먹이 날아왔다. 자고 있는데 시끄럽게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A씨는 "젊은 친구가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셨는가"라고 다독인 뒤 계산 후 하차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A씨 가족


그러나 B씨는 이 말을 무시한 채 그냥 하차하려 했다. A씨가 필사적으로 잡아봤지만 돌아온 것은 무차별 폭행이었다. 


B씨는 다시 택시에 탑승해 A씨의 머리를 잡고 뒤흔드는 등 욕설을 한 뒤 그대로 도주했다고 A씨 가족은 주장했다.


폭행 장면은 A씨의 택시 내부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도주하는 B씨를 필사적으로 잡는 A씨의 손, 그리고 손자뻘 청년의 거센 주먹에 제대로 된 반항 한 번 못 해보는 A씨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더한다.


인사이트사진 제공=A씨 가족


게다가 A씨는 평소 심장과 뇌혈관 질환 등으로 대학병원에서 수차례 수술과 입·통원 치료를 받아 왔다. 


운전을 좋아해 평생 업이라 여겼던 A씨는 다시 운전대를 잡기 위해 수년간의 재활 운동을 했다. 그리고 다시 운전대를 잡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폭행을 당한 것이다.


A씨는 폭행 트라우마로 새벽 운행을 중단했으며 스트레스가 더욱 극심해지면 직업 자체를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A씨 가족은 "(아버지에게) 택시 안에서의 약 5분가량은 지옥 같은 시간이었을 거다"며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일으켜 모두가 안전한 사회에 살았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그러면서 "지방 소도시에서는 연령대가 높은 택시 기사가 많다. 그런데도 취객 이른바 진상손님에 대한 대비책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며 관련 대책을 촉구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버스나 택시기사를 폭행해 검거된 사람은 8천500명 이상이다. 


심지어 지난달 30일 경남 창원에서는 요금 시비 끝에 승객이 택시 기사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A씨와 같이 폭행에 노출된 택시기사를 위한 안전 격벽 설치 및 운전자 폭행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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