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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성 72%, 여자친구가 '페미니스트'라면 헤어지는 게 낫다"

페미니즘(Feminism)을 놓고 20대 남녀 간 인식 차가 극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페미니즘(Feminism)을 놓고 20대 남녀 간 인식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32%는 페미니스트를 자임했지만, 남성의 절반은 페미니즘을 극렬하게 반대했다. 남성 상당수는 페미니즘의 지지 여부에 따라 연인과 이별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3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대 현상: 탈가부장 사회를 향한 도전과 갈등' 보고서에 따르면 페미니즘에 대한 20대 남녀의 인식 차는 상당히 컸다.


연구원이 20대 남녀 1,179명에게 페미니즘의 지지 여부를 물었더니 여성은 9.6%가, 남성은 51.3%가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남성은 4.1%에 불과했다.


페미니스트 정체성을 갖고 있냐는 질문에는 여성 31.9%가, 남성 5.1%가 각각 '그렇다'고 답했다.


인사이트'페미니즘 이슈'로 논란이 됐던 영화 '82년생 김지영'


특히 페미니즘의 지지 여부는 20대의 연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페미니즘을 지지한다고 답한 여성 응답자는 오직 26.1%만이 연애를 하고 있었다.


남성의 72.0%는 '여자친구가 페미니스트라면 헤어지는 게 낫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페미니즘의 개별 운동에 대한 지지도는 비교적 높았다.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나 각종 혐오 범죄, 디지털 성범죄의 폐지 운동 등은 남녀 모두 절반 이상이 지지했다.


하지만 미러링(mirroring·여성 혐오 표현을 성별만 바꿔 보여주기)이나 탈코르셋(脫corset·여성에게 강요된 꾸밈에서 벗어나기) 운동은 남녀 모두에게 낮은 지지를 받았다.


인사이트혜화역 집회 / 뉴스1


성별 간 지지도의 차이가 가장 큰 사안은 남성 혐오 등의 논란을 낳은 '혜화역 시위'였다. 다만 응답자 대부분(89.6%)은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가 심각하다는 데 동의했다.


페미니즘의 지지층 40.1%는 페미니즘에 우호적인 입장을 제시하다 공격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마경희 정책연구실장은 "청년층이 남녀를 떠나 전통적인 성 역할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반면, 사회 구조와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한경쟁 시대, 불투명한 미래를 앞에 둔 남성층의 분노와 억울함이 여성과 페미니즘을 향하지 않도록 전통적 남성성이나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