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억 로또 당첨되고 잠수탄 신입사원, 팀장이 원하면 약속한 2억짜리 '벤츠' 사줘야 한다
최근 팀장이 사준 로또가 1등에 당첨된 신입사원이 연락 두절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와 비슷한 판례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내가 복권 당첨되면 절반 너 준다!"
친구와 함께 로또를 사면서 흔히들 하는 말이다. 당첨될 확률이 낮으니 기분 좋게 생색이라도 내려고 쉽게 던지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야 말았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모 팀장이 인센티브를 받은 기념으로 로또를 구매해 직원들에게 나눠줬는데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신입사원이 1등에 당첨됐다.
이 직원이 당첨된 금액은 23억 원으로 실수령액만 해도 약 16억 원에 달한다.
신입사원은 로또를 사준 팀장에게 벤츠 혹은 아우디 차량을 사준다고 공언했으나 결국에는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로 연락이 두절됐다.
'잠수'를 탄 것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약속했던 선물을 줘야 하냐? 말아야 하냐?'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치는 중이다.
과연 이 신입사원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을까.
지난 2013년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당시 친구 3명과 술을 마시던 A씨는 로또를 구입해 친구들에게 나눠줬다.
그중 한 명의 친구가 "내가 1등 되면 너에게 2억 원 줄게"라고 큰소리쳤는데 진짜 1등에 당첨됐다. 그 금액은 14억 원에 달했다.
1등에 당첨된 친구는 자신에게 로또를 준 A씨에게 8천만 원을 줬지만, 애초 약속했던 2억 원에는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이었다.
결국 A씨가 나머지 금액을 달라고 요구했고 이 싸움은 법정으로 이어졌다.
이 웃지 못할 싸움에 대해 당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약속한 대로 나머지 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A씨가 직접 로또를 구매해서 친구에게 줬고, 친구 또한 분명한 금액까지 말했기 때문에 농담이 아닌 진정한 의사 표시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친구가 A씨에게 8천만 원을 준 것도 그 이유가 됐다.
로또를 산 A씨의 공헌이 있었고 법원은 이를 일반적인 채무 관계와 같은 이치로 봤다. 말로 한 약속이지만 그 효력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로또 당첨 뒤 벤츠 혹은 아우디 차량을 사주겠다고 약속한 신입사원은 어떻게 될까.
팀장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간다고 하면 충분히 논의할만한 소지는 있어 보인다. 신입사원의 약속이 팀장에게는 진정한 의사 표시로 느껴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관심은 점차 증폭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