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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빌려달라고 애원하는 친구에게 '2만원' 빌려줬는데, 두 달 간 못 받아 손절했어요"

2만원을 빌려가놓고 입을 싹 닦는 친구를 손절한 청년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자체발광 오피스'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친구 사이에는 절대 돈거래하는 거 아니다"


이 말을 납득하지 못하는 청년 A씨가 있었다. 그는 친한 사이일수록 두터운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돈거래를 한다면 더 신뢰가 쌓일 거라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친한 사람에게 빌린 돈을 갚지 않아본 적이 없기에 남들이 그럴 거라는 생각 자체를 안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단 두 달 만에 처참하게 깨져버렸다. 그가 20년 넘게 믿어온 생각을 깨버린 돈의 액수는 고작(?) 2만원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net '더 러버'


어디 가서든 '치맥'조차 할 수 없는 그 2만원이 20년 넘게 가져온 믿음을 깨버린 것이다.


A씨는 언젠가 친구에게 페이스북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그 메시지는 이런 내용이었다.


"나 부산인데, 지갑을 잃어버려서 집을 못 가고 있어. 1만원만 이체해주면, 내가 곧바로 갚을게"


"우X은행, 1002-XXX-XXXXXX"


A씨는 그 친구에게 1만원 가지고 되겠냐고 물었고 그 친구는 질문의 의도를 눈치챈 뒤 "택시비가 얼마 나올지는 모르겠어"라는 답을 했다. 돈을 더 줄 수 있으면 더 달라는 의도가 담긴 대답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친구가 곤란하지 않도록 2만원을 이체했다. 돈을 빌린 친구는 곧바로 갚겠다고 했지만 그 2만원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하루 이틀, 한 주, 한 달 그리고 두 달. 돈을 빌렸던 친구는 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제대로 메시지에 답장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A씨가 "월세를 내야 해서 나도 빠듯해. 빨리 보내줘"라고 했지만 월세 핑계 대는 게 말이 되냐며 그 말을 무시했다.


"급할 때 빌려준 건 고마운데, 카드밖에 없는 걸 어쩌냐? 무슨 1백만원 빌린 것처럼 이야기하네? ㅋㅋㅋ 어련히 보내겠지. 솔직히 2만원 때문에 월세 이야기하는 게 말이 되냐? 엔간히 해라"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마녀'


어느새 세상 둘도 없는 '갑'이 돼버린 그 친구는 결국 "여름에 부산 와라. 그럼 돈 줄게"라는 말과 함께 짐승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인간은 야생의 짐승과는 교감할 수 없기에 A씨는 결국 그 짐승을 손절해버렸다. '익절'이라고 볼 여지도 많은 이 문제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제일 처음 이야기했던, ""친구 사이에는 절대 돈거래하는 거 아니다"라는 말이 있는 이유는 분명 있다.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보고 "역시 옛말에 틀린 말이 없다"면서 "2만원에 손절했으면 싸게 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