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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원이 해외여행 가는 게 말이 되냐?" 단체 회의에서 항의한 입주민

한 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원의 해외여행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갑질이 난무하는 우리의 인간 군상을 잘 들여다보면 묘한 특징 한 가지가 있다.


갑질은 진짜 '리얼 권력층'에서 나오는 것보다 애매한 권력층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특징 말이다. 우리의 세상 속에서 '갑질 행위'는 알량한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서 진하게 나타난다.


고작 몇 개월 일찍 입대했다는 이유로 후임들을 '개·돼지' 취급하는 군대 악마 선임들, 1년 빨리 입학했다고 후배들을 못살게 구는 학교 선배들이 그 예시가 될 수 있겠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용서 받지 못한 자'


그리고 '돈'이 조금 더 있다는 이유로 아파트에 살며 경비원을 고용하는 입주민들도 그 예시가 되겠다.


최근 한 트위터 계정에는 아파트 경비원 일을 하는 아버지를 둔 아들이 다소 황당한 사연 하나를 전했다.


글을 올린 게시자 A씨는 얼마 전 부모님과 함께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인천공항 면세점을 들렀다. 그곳에서 그는 아버지가 경비원으로 일하는 아파트의 입주민과 마주쳤다.


약간 성격이 까다로운 입주민이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서로 갈 길을 갔었다.


인사이트뉴스1


그러나 며칠 뒤 문제가 생겼다. 그 입주민이 아파트 전체회의에 안건으로 올린 게 문제가 된 것이다. 입주민이 내건 안건은 바로 이것이었다.


"아파트 경비원이 해외로 휴가를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천민자본주의의 끝판왕스러운 갑질을 자행한 것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를 모두 조망할 수 있는 1천억원짜리 펜트하우스에 사는 집주인도 하지 않을 갑질을 하는 모습이 보는 이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시민들은 일제히 알량한 권력에 눈이 멀어버린 이들의 집착이 너무 꼴 같지 않다고 반응했다.


인사이트2015년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부산 동래구 아파트 인사 강요 사건' / 온라인 커뮤니티


비록 이후 아파트 경비원의 해외여행을 금지하는 규정이 생겼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들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 믿고 싶어 했다. 만약 그런 규정이 생겼다면 너무도 창피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갑질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자신이 '길막' 주차를 해놓고 오히려 경비원에게 '상욕'을 퍼부은 벤츠 차주의 갑질이 논란이 됐었다.


인사이트뉴스1


지난해에는 대구 한 아파트 경비원이 운영위원회장에게 폭행을 당하고도 잘릴까 봐 말을 못한 사건도 있었다.


무엇보다 '살인마' 안인득이 칼부림을 벌일 때 그 칼에 얼굴을 찔리고도 주민들부터 구했지만 결국 '해고' 당한 경비원이 사회적인 질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