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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시절 학생들 '때리고 돈 뜯던' 일진의 엄마 장례식장 몰려간 피해학생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좌절해 있는 '학교폭력 가해 일진'을 조롱한 학생들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고등학교 시절 날이면 날마다 이어졌던 '일진'의 폭행에 한 여학생의 인생은 송두리째 무너지고 말았다.


때리고, 머리카락을 자르고 돈을 뜯어가며 귓가에 쏘아댔던 말.


"너 같은 건 죽어도 싸. 너 X지면 누가 울어주겠냐? 다 박수 쳐주지"


피해 여학생은 언젠가 복수하겠다고 다짐했었다. 가장 환희에 젖은 순간 가장 처절한 슬픔을 안겨주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 여학생은 자기가 설정했던 상황이 아닌 다른 상황에 일진을 찾아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후아유 - 학교 2015'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슬픔 속에 장례식장을 지키던 상황에 일진을 친구들과 함께 찾아간 것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과 친구들을 때리고, 돈을 뜯던 여고 일진 어머니의 장례식장을 찾아갔다는 여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을 전한 A씨에 따르면 그 일진은 매일 다른 친구들을 폭행했다. 이른바 '삥'까지 뜯었는데, 뜯어간 돈을 모두 합치면 몇백만원에 달한다.


새로 전자제품을 사거나 가방을 사면 담뱃재까지 털어댔다. 침을 뱉고, 발로 밟는 건 예삿일도 아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자기를 기분 나쁘게 하는 친구들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것도 모자라 가위로 자르기까지 했다. 그런 피해를 당했던 A씨와 친구들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그 아픔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일진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친구들과 함께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A씨와 친구들은 조의금도 내지 않고, 그 어떤 위로의 말도 전해주지 않은 채 일진을 비웃었다.


한 친구는 향 대신 일진이 자주 피우던 담배를 꽂으려다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그 친구는 일진에게 "우리가 서로 향 꽂아줄 만큼 친했냐?"라고 쏘아붙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힘이 빠진 일진은 예전처럼 그들을 때리지 못하고 그저 노려만 봤다고 한다. A씨와 친구들은 그대로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서로를 껴안고 크게 웃었다고 한다. 그간 마음에 쌓여 있던 울분을 토해내면서 날뛰었다.


A씨는 "나랑 친구들이 이상한 것이냐"면서 "그럴만한 명분이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글을 마쳤다.


이와 관련해 누리꾼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한 누리꾼은 "어머니의 죽음을 조롱한 게 아니라 슬픔에 빠져 있는 일진을 조롱한 거기 때문에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은 "고인을 욕되게 만든 행위이기 때문에 용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학폭을 가해한 일진에 대한 분노심과 적개심으로 인한 행동이기에 이해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본인의 죽음이 아닌 어머니의 죽음을 가서 조롱한 건 핀트가 어긋난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공통된 의견은 있었다. 학교 폭력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분노심·복수심·적개심 그리고 아픔 밖에 만들지 못하는 학교폭력은 근절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