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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살 돈 없어 편의점에서 훔치다 붙잡힌 할머니가 경찰관에게 한 말

정말 어려운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천둥·번개와 함께 비가 내려 제법 쌀쌀했던 지난 10일 오후, 한 할머니가 허름한 행색으로 편의점에 들어섰다.


물건을 살 것처럼 편의점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할머니.


그때 편의점 직원의 눈에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할머니가 우유와 주스 등을 계산하지 않고 품속에 넣은 것이다.


편의점 직원은 곧장 112에 신고했지만 차마 처벌할 수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관계자 외 출입금지'


19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당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편의점에서 A(83) 할머니가 절도 혐의로 입건됐다.


A할머니 손에는 2천500원어치의 우유와 음료수가 들려있었다.


알고 보니 A할머니는 빌라 반지하에서 고등학생 손자와 단둘이 어렵게 살고 있었다.


대리운전 일을 하고 있는 아들이 있긴 하지만 같이 살고 있지 않아 어떠한 도움도 받고 있지 않은 상황. 아들의 수입 때문에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서도 제외됐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배고픔에 허덕이던 할머니는 음식을 살 2천500원조차 없어 결국 편의점에서 그릇된 선택을 하고 만 것이다.


할머니는 경찰조사에서 "배가 고픈데 먹을 것이 없어서 그랬어요. 다신 경찰서에 안 오겠습니다"라며 연신 사과했다고 전해진다.


이 사연에 형사들은 주민센터 측에 A할머니의 사정을 설명하고 손자의 학비와 생활용품이 부족하지 않은지 관심을 가져 달라고 설득했다.


또 할머니가 굶으시는 일이 없도록 구호 물품 등이 잘 전달될 수 있게 조치해달라 부탁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EBS '할매는 내 동생'


자신은 배가 고프더라도 한창 잘 먹어야 할 나이인 손자가 굶는 모습을 볼 수 없었을 할머니. 어쩔 수 없었던 할머니의 선택이 안타까움을 더한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A할머니처럼 의식주조차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지만 어떠한 혜택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많다.


정말 어려운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한편 경찰은 A할머니 사건이 생활고로 벌어진 가벼운 범죄인 점을 고려해 경미범죄심사위원회 회부를 거쳐 훈방 등으로 선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