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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너무 아파 군의관한테 갔는데 '항생제'를 처방해줘서 '안면마비' 걸렸어요"

부대 간부들의 미숙한 대처로 조기 치료를 받지 못해 안면 마비에 걸린 장병의 사연이 공개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인사이트] 김지형 기자 = 군 당국의 부진한 대응으로 치료 시기를 놓쳐 안면 마비에 걸렸다는 장병의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7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부대 상황 때문에 평생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안면 마비에 걸렸다는 장병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사연자 A씨는 현역으로 군 복무 중인 육군 병장이다. 지난 6월 3일 그는 처음으로 왼쪽 귀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고 군의관에게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부대의 열악한 진료 상황 때문에 정확한 상태 파악이 불가능했고, 임시로 중이염약과 항생제만 처방받았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약 복용에도 차도가 없이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A씨는 부대 인근의 민간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민간 병원에서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고, 대학병원에 가라는 답변을 들은 채 부대로 복귀했다.


이후 당직근무를 수행하던 A씨는 몸 상태가 심하게 악화됐고, 간부에게 정기 외진을 통해 국군 병원에 가고 싶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배차를 이유로 외진을 가지 못했다. 이에 A씨는 극심한 고통에 간부 개인 배차로 외진을 갈 수 없냐고 했으나 부대 상황이 바빠 제한된다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A씨는 점점 나빠지는 몸 상태에 청원 휴가를 요청했고 이를 통해 민간병원을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안면 마비 증상은 발생한 뒤였고, A씨는 '대상포진 감염으로 인한 안면 마비(람세이 헌트 증후군)를 진단받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뉴스8'


또 회복 예후가 좋지 않아 발병 이전 상태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회의적인 진단도 받았다.


그러나 이 모든 불행을 감당하는 건 A씨의 몫이었다. A씨는 치료를 위해 100만원을 넘게 지출했지만, 군으로부터 어떤 금전적 지원도 받지 못했다.


심지어 병원비에 보태려고 했던 군 월급마저 행정상 실수로 병장 진급이 누락돼 소급에 차질이 생겼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5개월째 질병을 앓고 있는 A씨는 "소속부대의 무능력함과 무책임함에 한쪽 얼굴을 잃고, 시간과 돈까지 잃었다"라며 "소속 부대원을 존중하지 않는 부대라면 저 또한 존중해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A씨는 지난 9월 20일 군대에서 질병 또는 상처를 입은 경우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해 보상해주는 '전·공상심의'를 신청했다.


그러나 전역을 앞둔 11월이 돼서야 "본인이 직접 육군 본부에 등기로 관련 서류를 보내 심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어 실질적으로 전역 이전에 공상 판정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