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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정말 미안해"···서울 본캠 못 가고 '에리카캠' 간 한양대생의 눈물 젖은 편지

한양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에리카 캠퍼스 학생이 서울 캠퍼스를 가지 못한 데 미안함을 전한 글이 올라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YouTube '월간 윤종신'


"서울로 대학을 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엄마.


난 항상 엄마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못난 아들이었어. 형들처럼 서울권 대학을 가지도 못했고, 심지어 장학금도 받지 못했지.


효도도 하지 못한 것 같아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짜증 났어. 그런데 엄마 그거 알아? 난 여기서 생활이 정말 행복했어.


좋은 교수님들을 만날 수 있었고 동기들이랑 여행도 가봤다. 시험 기간이면 애들이랑 욕도 잔뜩 하면서 밤새워 공부하기도 했어.


그래서 조금 더 조금 더 여기서 공부해보고 싶어서 대학원을 가겠다고 했는데, 내 욕심이 과했던 걸까.


엄마의 냉소적인 표정에 난 다시 초라하고 못난 아들일 뿐이었어"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쌈, 마이웨이'


[인사이트] 김지형 기자 = 윗글은 지난 17일 페이스북 페이지 '한양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을 각색한 것이다.


사연자 A씨는 어머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대학에 진학한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엄마 미안"이라고 글을 시작한 A씨는 형제들과 다르게 서울 소재의 대학에 가지 못한 자신을 불효자라고 말하며 슬픔을 전했다.


이어 자신은 형제들과 비슷한 투자를 받고도 효율이 높지 못했다고 자책하며, 학벌이 엄청난 콤플렉스로 작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한양대학교


그런데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여태껏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할 수 있어 값진 시간이라고 생각한 A씨는 미래를 위해 현재 대학에서 더 공부하고 싶었다.


이에 대학원 진학의 꿈을 어머니께 어렵게 말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서울로 갈 수는 없냐"는 냉소적인 말뿐이었다.


이 말을 들은 A씨는 "내 심장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라며 "나 술 한 잔도 제대로 못 하는데 그 생각만 하면 옆에 쌓인 술병만 2병이더라"라고 고백했다.


이어 "조금 더 잘나게 태어나서 부모님 충족시켜주는 게 최고의 효도인데 그것도 못 한 내가 너무 짜증 나고 초라해 보여"라며 "언제나 못난 아들이어서 미안해 엄마"라고 말한 뒤 글을 마쳤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2TV '쌈, 마이웨이'


A씨의 사연에 대부분 누리꾼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보다 행복한 삶을 사는 것 역시 효도가 아닐까", "정말 슬프다" 등의 안타깝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특히 글이 공감된다는 누리꾼은 "굉장히 불편하면서도 현실적이고, 나 자신이 너무 구차해진다"며 "평소에는 내 세상속에서 마음의 소리를 들어가며 살아가는데, 가끔 견디기가 버겁다"고 했다.


이어 "그 시간이 정말 버겁더라도 다시 내 세상으로 돌아오긴 하더라"라며 "같이 힘내자"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