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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이런 남자하고 하세요"···2년 사귄 여친을 다른 남자에게 뺏긴 이별남의 충고

여자친구에게 소홀해진 틈을 타 다른 남자에게 빼앗기고 만 남성의 후회 글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2 '쌈, 마이웨이'


사귄 지 2년이 지난 후 너는 짜증이 늘었다. 왜 나만 보면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바빠서 카톡을 못 볼 수도 있고, 전화를 못 한 채 잠들 수도 있는 건데 넌 언제나 내가 '변했다'고 말했다.

네 '변했다'는 말은 나를 점점 더 질리게 만들었다. 헤어지고 싶지만 내가 먼저 널 쫓아다녀 사귀게 됐는데 죄책감이 들었다. 익숙함 때문에 이별을 고하기도 망설여졌다. 나는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며 너에게 더 무심해져갔다.

너는 더 이상 연락 문제로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주말에 네가 아닌 친구들과 PC방, 당구장을 간다고 해도 서운함을 토로하지 않았다. 데이트를 할 때 무슨 영화를 볼지, 뭘 먹을지 딱히 얘기하지 않아도 네가 알아서 준비하기 시작했다. 나는 사실 편했다. 우리 관계에서 내가 갑이 된 것만 같았다. 그런 평온한 날들이 지나던 가운데 얼마 전, 넌 나에게 헤어지자고 말했다. 


"오빠 헤어지자. 날 많이 좋아해 주는 사람이 생겼어. 그 사람 날 많이 아껴줘. 나도 이제 사랑받고 싶어. 그 사람은 나한테 매일 연락하고 보고 싶다고 말해줘. 오늘 무슨 일 없었냐고 걱정해주고...내가 바란 건 큰 게 아니야"


충격적인 말을 늘어놓는 네 앞에서 나는 화를 낼 수 없었다. 반년 가까이 너를 방치한 것은 누구도 아닌 '나'였기 때문에. 이제 와서 후회한다고 하면 내가 너무 나쁜 놈이겠지만, 그래도 후회한다. 넌 그저 매일 연락하고, 보고 싶다고 해주고, 네 안부를 물어주는 걸 바랐던 것인데 난 그것조차 해주지 못했다.

이별한 후에야 우리의 지난 2년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내 권태기 하나를 제대로 이겨내지 못해 소중한 너에게 상처를 주고야 만 나는 혼자된대도 할 말이 없다.

이제는 전여친이 된 너의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넌 지금 참 행복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주말마다 그 사람과 전시회, 극장, 여행을 가서 밝게 웃고 있는 너의 얼굴을 보며 '여자들은 저런 남자를 만나야 행복하구나'라고 생각한다.

남성들은 부족하고 부족한 내 곁에 오래 있어준 여자친구에게 다정하게 대해주자. 그저 안부를 묻는 것이면 충분하다. 나처럼 후회하고 싶지 않다면 사랑하는 여자친구와의 시간을 좀 더 소중히 여기길 바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BC '이별이 떠났다'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사랑 호르몬'이라 불리는 도파민, 엔도르핀, 페닐에틸아민, 옥시토신의 분비는 영원하지 않다.


처음 사랑에 빠지면 몸속 호르몬이 변화하지만, 이 사랑 호르몬이 불타올라 넘쳐흐르는 시기는 아쉽게도 약 2년 정도다.


이후에는 사랑을 시작할 때 씌었던 콩깍지가 순식간에 벗겨지기 시작한다. 문제는 익숙함과 호르몬 변화에 속아 이별을 한 뒤 '후회'가 밀려올 때 발생한다.


누리꾼 A씨는 최근 2년 반 정도 사귄 여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그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여자친구에게 소홀히 대하고 있었음을 고백하며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수많은 여성들에게 '이런 남자를 만나라'라고 조언을 건넸다. 이 조언은 남성들에게 전하는 것이기도 했다.


A씨의 이야기를 보고 수많은 누리꾼들은 '공감'을 표했다. 사랑에 유통기한은 있어도 정성의 유통기한은 '무한'이다.


상대를 보면 가슴이 뛰고 설레던 감정이 사라졌다고 해서 그 사람과 함께한 시간과 내 마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잠깐의 권태기가 온다고 해서 그 무심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말자. 떠난 뒤 후회한다고 해서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