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에 숨어 살아야 하는 ‘메르스 영웅’의 사연

메르스 공포가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의료 최전선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이 사람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28일 SBS 8뉴스는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고시원에서 숨어서 지내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동경희대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이 병원에서 행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터진 뒤 이 간호사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고시원을 전전하고 있다고 한다.

어린 자녀들과 연로하신 부모님을 생각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외부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via SBS 8뉴스

이 간호사는 고시원에 처음 들어갈 때에도 직업이 간호사라는 사실을 숨기고 실업자인 것처럼 신분을 속였다고 고백했다.

메르스 영웅이 자신의 가족과 떨어져서 고시원에 숨어지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의료진들의 가족들은 주변의 차가운 시선 때문에 요즘 마음 고생이 심하다고 한다.

자신은 물론이고 자녀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이른바 '왕따'를 당하는 현실을 마주서면서 극심한 심적 고통에 시달리는 셈이다.

방송 인터뷰에 나선 한 간호사는 "저희 어머니는 지금 뭐 헬스장 같은 데, 동네 모임 같은 데 가면 아예 왕따를 당하고 있다. 가장 고민되는 건 아이가 왕따를 당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via SBS 8뉴스

박다희 기자 dhpar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