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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공부해 '연대' 간 학생이 기초생활수급자 친구만 '장학금' 받자 올린 글

기초생활 대상자 친구가 혜택이 많아 오히려 역차별당하는 것 같다는 연대생의 글이 올라왔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지형 기자 = "어느 순간 가난이 벼슬인 세상이 되었다"


오랜 공부 끝에 명문대에 입학하면 결실을 볼 거란 믿음은 사라진 적이 없다.


이는 항상 공부를 할 수 있는 동기가 됐고,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었고 삶의 희망이었다.


여유롭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공부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런 믿음은 산산이 부서졌다.


조금 더 가난했더라면, 공부하지 않아도 더 많은 걸 누릴 수 있었다.


인사이트Facebook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지난 6일 페이스북 페이지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기초생활 대상자에 관한 대학생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친구는 기초생활 대상자라는 이유로 성적이 높지 않아도 모든 장학금에 우선순위로 뽑힌다. 


이 때문에 A씨의 친구는 학비 면제를 받고 있고 생활비 명목으로 한 달에 150만원의 장학금을 받고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 기초생활 대상자를 위한 해외연수프로그램에 신청한 친구는 유학도 다녀올 수 있고, 그의 생활공간 역시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지원해준다. 이런 각종 지원 정책에 친구는 대학원 진학을 꿈꿀 수 있었다.


그러나 A씨는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이지만, 기초생활 대상자는 아닌 탓에 A씨는 장학금 우선 대상자가 되지 못했다. 


학비와 생활비를 위해 방학 때면 과외와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학원 진학은 꿈도 꾸지 못하고 빠른 취업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다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마쳤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기생충'


이를 본 누리꾼들은 "가난이 벼슬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난한 사람은 마음이 찢어 질 거다", "고등학생 때 본인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게 수급자의 삶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의 의견에 반박했다.


한 누리꾼은 "수급자의 삶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나"라며 "수급자는 본인 가정으로 돈을 보내기도 해야 하고 건강을 잃어가며 공부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지나친 단편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자신이 대학원에 들어간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작년 11월에 장학금이 갑자기 끊기니까 이제 대학원을 다닐 수가 없다"며 "지금은 마트에서 하루 8시간 일하면서 겨우 버티고 있다. 취업 준비도 사치고 취업 준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