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전등화에 놓여있는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해 사력을 다해 적과 싸웠다"
지난 23일 우리 공군 사상 처음으로 100회 출격 기록을 세운 김두만 전 공군참모총장(88)이 다시 전투기 조종간을 잡았다고 24일 공군이 밝혔다.
88세인 그는 37세의 현역 조종사인 후배 한성우 소령과 함께 최초 국산 전투기인 FA-50에 몸을 싣고 하늘을 누볐다.
비행을 마친 그는 "놀라울 정도로 현대화된 시설과 최첨단 전투기로 영공을 수호하는 후배들의 모습이 자랑스럽고 든든하다. 하늘에서 바라본 대한민국은 정말 많이 발전했다"며 감격했다.
공군 창설의 주역이기도 한 김 전 총장은 6·25전쟁 발발 직후부터 임진강 철교 폭파작전, 한국 공군 단독출격작전, 근접 항공지원작전, 서부전선 후방보급로 차단작전 등에 투입돼 우리 공군 최초로 100회 출격 기록을 세운 바 있다.
via 대한민국 공군(Republic Of Korea Air Force)
김 전 김 총장은 6.25전쟁 당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투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풍전등화에 놓여있는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해 적의 대공포화망을 뚫으며 목숨 걸고 공격했다"며 "오직 조국 수호라는 목표로 사력을 다해 적과 싸웠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장은 이번 비행을 위해 지난 5월12일 충북 청주 항공우주의료원에서 공간정위(공간 파악 기능) 상실 훈련, 가속도 내성훈련 등 젊은 조종사도 받기 힘든 훈련을 모두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88세의 전쟁 영웅은 비행기에 오르기 전, 젊은 후배들에게 "평화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며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정예 조종사가 돼 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정아영 기자 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