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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외모' 보다 가난한 '현실' 때문에 죽고 싶다는 여성의 사연

못생긴 외모와 가난함 때문에 괴로워하는 한 여성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나는 바람을 싫어한다. 바람이 불면 머리가 날리니까. 머리가 날리면,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내 얼굴형이 적나라하게 보이니까.


거울을 보는 것도 싫다. 단춧구멍처럼 작은 눈과 돼지 코, 주근깨를 보고 있자면 스스로 혐오감이 드니까.


그런데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드는 건 내 '처지'다.


성형할 돈 한 푼 없는 가난함 때문에... 너무 살기 싫다.


[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못생긴 외모와 가난함 때문에 괴로워하는 한 여성의 사연이다.


올해 스무 살인 A씨는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왔다.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끔찍하게 느껴져, 어느 순간부터 거울 보는 것도 두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미용실도 안 간다고 고백했다. 미용실 가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얼굴을 봐야 하고 미용사에게 얼굴 노출을 해야 되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좁은 이마와 광대뼈 나온 얼굴형을 가리기 위해 머리는 항상 길러 이른바 '머리카락 커튼'을 치고 다녔다. 앞머리 고데기를 해야 될 경우는 거울 각도를 조절해 딱 앞머리만 보이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사진 찍는 것도 끔찍하게 싫어했다. 누군가와 사진이라도 찍는 날엔 "너 얼굴 역삼각형이다", "눈이 안 보인다", "너 진짜 못생기게 나왔다"라는 수치스러움을 안겨준 말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으로 상처가 된 A씨는 "사진 속에 찍힌 내 모습을 보면 불쾌하고 굉장히 기분이 나빠진다"라고 털어놨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렇게 외모에 대한 낮은 자존감은 그의 일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성형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하루에 수백 번도 더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독히도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성형은 꿈도 꿀 수 없었다.


A씨는 "이런 내 모습과 내 상황이 너무 한심하다. 이런 얼굴로 취업, 결혼도 못 할 것 같다. 비참해서 살고 싶지 않다"라고 호소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마 이 같은 사연을 접하게 된다면 "힘내라", "자신감을 가져라", "위축되지 말아라"등의 말로 위로를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사방이 하나의 기준을 잣대로 외모를 가르고 평가하는 사회에서, 단순히 개인에게 "당당해져"라고 말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기자는 그저 A씨가 좌절하는 자신과 적당하게 타협하며 화장 등 나름의 커버 노하우(?)라도 익혀 콤플렉스를 극복해 나가길 응원해 볼 뿐이다. 다만, 제발 외모 지적이 권리인 줄 아는 무례한 사람을 안 만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