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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증후군 아이를 임신했는데 아내가 무조건 낳겠답니다"

뱃속 태아가 '기형아'임을 알고도 출산하겠다는 아내 때문에 낙태를 결정 못 하고 고민인 남편이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태어날 아기가 다운증후군일 가능성이 95%입니다"


어렵게 아이를 갖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부부는 어느 날 의사로부터 뱃속 태아가 '기형아'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남편은 '낙태'를 결심했지만 무조건 낳겠다고 고집부리는 아내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고뇌에 빠지고 말았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내가 다운증후군 아이를 임신했는데 낳겠다고 한다"는 30대 중반 남성 A씨의 사연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글의 내용에 따르면 A씨 아내는 임신하고 몇 개월 지나 병원에서 양수검사를 받고 태아가 '95% 이상 다운증후군'이란 판정을 받았다.


혹시 오진인가 싶어 다른 병원에도 가보았지만 다른 병원에서도 결과는 똑같았다.


A씨는 "왜 하필 내 아이에게..."라는 원망이 수없이 치솟아 하루하루를 지옥처럼 보냈다. 낳아서 잘 키울 자신도 없었고, 평생 장애 안고 불행하게 살아갈 아이를 생각하면 착잡한 마음만 들었다.


특히 넉넉지 않은 형편 때문에 태어난 아이의 치료비를 떠올리면 A씨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다세대 주택에서 월세 살면서 월수입 300으로 생활하고 있고, 가진 재산이라곤 경차 한 대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외벌이하며 아이 치료까지 하려면 가족의 생활이 빠듯해질 것 같다"며 "온 가족이 손가락질 받고 편견에 시달리며 경제적으로 쪼들려 사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런 이유로 그는 아내에게 '낙태'를 하자고 권유했다.


하지만 아내는 울면서 "내 뱃속의 아기다. 소중한 생명인데 어떻게 지우냐"며 "다운증후군이어도 꼭 낳겠다"라고 출산의 의지를 밝혔다.


낙태와 출산 사이 선택의 기로에 서서 어려운 결정을 해야만 하는 A씨는 결국 "이런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하냐"며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를 접한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출산을 반대하는 의견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아내분이 죄책감에 따른 이기심을 보이는 것이다",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기는 멸시받고 살면서 평생 부모를 원망할 것이다", "아이는 또 갖으면 된다", "평생 아이에게 죄책감 갖느니 잠깐의 미안함이 낫다"라며 낙태하길 권유했다.


다운증후군 아이를 출산한 '경험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도 "그런 가정 형편으로 다운증후군 애 못 키운다. 놀이치료 등 비용도 많이 들어 외벌이로 감당 못한다. 감정만으로 결정 말고 현실을 직시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편 다운증후군은 정신지체와 선천성 심장병 등을 동반하는 유전성 질환이다. 산모의 연령이 높을수록 다운증후군 신생아가 태어날 확률이 높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기형 태아에 대한 낙태를 선택한 슬픔을 호소하는 글을 종종 볼 수 있지만, 낙태는 여전히 불법이어서 정작 낙태를 택한 산모는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