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차가 고장이 나거나 사고가 났을 때와 같이 운전 도중 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잠시 차를 대놓는 '갓길'.
하지만 갓길에 정차한 차를 들이받는 갓길 교통사고는 오래전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한 고속도로 갓길에서 안전조치를 하던 순찰대원 2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1일 인사이트는 얼마 전 고속버스에 문제가 생겨 승객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는 제보를 받았다.
사진 제공 = 제보자 A씨
제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제보자 A씨는 수원 종합버스 터미널에서 오전 7시 30분에 출발하는 통영행 버스를 탔다.
한참 버스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을 때 어디선가 타는 냄새가 났고, 이내 버스 기사는 차 엔진에 문제가 생겼다며 인근 갓길에 차를 세웠다.
이 때문에 승객은 차에서 모두 내려 위험한 갓길에 서 있어야 했고, 약 1시간 동안을 뜨거운 땡볕 아래서 다음 배차 버스를 기다렸다.
아무리 갓길에 세웠다고 하지만 승객들은 차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고속도로에서 자칫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내몰렸다.
사진 제공 = 제보자 A씨
게다가 다음에 온 버스에는 이미 타고 있던 승객들이 있어 좌석이 모자랐고, 이에 일부 승객은 버스 통로에 서서 이동해야 했다.
버스를 타면 안전을 위해 안전벨트를 꼭 착용해야 하지만 통로에 서서 이동한 승객들은 안전벨트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이들은 흔들리는 버스에서 위쪽 선반을 잡고 버텨야 했다.
A씨를 포함한 승객들의 불만은 터질 듯했다. 그런데 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의 사후대처는 A씨를 더욱 화가 나게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A씨는 "조합 측이 '사고가 났으면 어쩔 뻔했나요?'라는 내 말에 '사고가 안 났잖아요'라고 말하며 무책임하게 대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A씨는 "기사님이 직접 엔진 상의 문제로 인해 차를 세웠다고 했지만, 조합 측에서는 벨트가 끊어지는 일이었을 뿐이었다며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면서 "지연시간에 대한 약간의 보상뿐 승객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았던 점에 대한 책임을 지려 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인사이트는 이에 대해 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 측의 입장을 들어보려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그런 클레임을 받은 적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승객을 태운 버스는 시간 내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보다 승객들의 '안전'이 최우선시되어야 한다.
하지만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승객들은 몇 시간 동안 위험한 상황에 노출됐다. 만약 어떤 차량이 승객들이 서 있던 갓길로 돌진했다면 끔찍한 참극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또한 버스에서 서서 이동한 승객들도 버스가 급정거하는 등의 상황에서 크게 다칠 수 있었다.
통영으로 이동하는 시간 동안 두려움에 떨었을 승객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보상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