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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만에 일본서 한국으로 돌아온 ‘덕혜옹주’ 유품

대한제국 고종황제가 궁녀 양귀인에게서 낳은 딸인 덕혜옹주의 유품 중 복식 7점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온다.

아동용 당의(사진제공 = 문화재청)

대한제국 고종황제가 궁녀 양귀인에게서 낳은 딸인 덕혜옹주(德惠翁主·1912~1989)의 유품 중 복식 7점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온다.

 

문화재청은 이들 복식을 소장 중인 일본 문화학원 복식박물관(文化學園服飾博物館·이사장 겸 박물관장 오오누마 스나오<大沼淳>)과 오는 24일 오전 10시 일본 도쿄 주일한국문화원에서 유품 기증식을 갖고 기증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한다고 10일 밝혔다.  

 

기증받을 복식 7점은 덕혜옹주가 일본에 머물던 당시 남긴 조선왕실 복식 중 일부다.  

 

기증품은 아동용 당의(唐衣)와 치마, 아동용 저고리와 바지, 아동용 속바지, 어른용 반회장저고리와 치마로 구성된다.  

 

당의란 조선시대 여자들이 입던 예복을 말한다.

 

이들 기증품을 소장하게 될 국립고궁박물관 관계자는 "덕혜옹주 유품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더불어 당대 최고 수준의 왕실 복식 유물로 복식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유품은 일본 문화여자대학 및 현 문화학원대학 전신인 문화여자단기대학(文化女子短期大學) 학장 도쿠가와 요시치카(德川義親)가 1956년 영친왕(英親王) 부부한테서 기증받아 1979년 문화학원 복식박물관이 개관한 이후에는 이곳에서 소장했다. 

 

학교법인 문화학원은 1923년 문화재봉여학교(文化裁縫女學校)라는 이름으로 창립한 복식교육 전문 교육문화 기관으로, 그 부속기관인 복식박물관은 세계 각국 복식 관련 자료 2만여 점을 보유했다.  

 

고궁박물관 측은 "박물관이 역사적 가치가 큰 소장품을 외부에 기증하기는 이례적"이라면서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해 양국 문화 우호협력 증대를 소망하는 오오누마 스나오 이사장 겸 박물관장의 깊은 뜻으로 기증이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동용 치마(사진제공 = 문화재청)

 

이번 기증에는 한국의 김순희 초전섬유·퀼트박물관장과 오오누마 스나오 이사장 간 오랜 인연과 민간 교류가 빚어낸 결실이기도 하다고 박물관은 전했다.

 

덕혜(德惠)는 대한제국 황제 자리에서 강제 퇴위되고 나라를 빼앗긴 조선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초대황제인 고종이 환갑을 맞은 1912년 낳은 딸이다. 

 

어머니는 궁녀 출신 복녕당(福寧堂) 양귀인(梁貴人). 어머니가 정실이 아닌 까닭에, 그리고 비록 나라는 망했지만 왕의 딸이라 해서 옹주(翁主)라는 호칭이 붙었다.

 

1925년 일본측 요구로 일본 유학을 떠난 덕혜는 스무살이 된 1931년 쓰시마 종가 소 다케유키(宗武志·1908~1985)와 정략결혼했다. 

 

하지만 이후 정신병을 앓는 등의 삶을 살다 1962년 고국으로 돌아와 후 창덕궁 낙선재(樂善齋)의 수강재(壽康齋)라는 곳에서 머물다 78세를 일기로 1989년 사망했다.

 

문화학원 복식박물관 덕혜 관련 소장품은 덕혜와 이혼한 소 다케유키가 조선왕실에서 보낸 다른 혼례품과 함께 영친왕(英親王) 부부에게 1955년 돌려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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