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부산의 한 동네 병원 의사가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병에 대한 재빠른 대처로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국제신문은 부산 사하구 괴정동에 있는 '임홍섭 내과'를 운영 중인 임홍섭 원장에 대한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7일 임 원장의 병원은 메르스 확진 환자인 박모(61) 씨가 다녀갔다. 박모 씨는 기침을 하지는 않았지만 38.7도에 달하는 고열을 보였고 삼성서울병원에 다녀온 사실을 확인했다.
임 원장은 "메르스라고 확신하지는 못했지만 환자를 그대로 보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역 보건소는 임 원장의 연락에도 '매뉴얼에 맞지 않는다'며 구급차를 보내지 않았다.
이에 임 원장은 박씨를 동아대병원으로 보내면서 '세 가지'를 당부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 것, 택시를 타면 차량 번호와 기사 이름을 외워둘 것, 그리고 병원에 도착하면 외래진료실을 거치지 말고 응급실로 곧장 갈 것.
임 원장은 "혹시라도 메르스가 맞을 경우를 대비하려 했다"며 "진료할 때도 다른 환자들과 떨어진 외부에서 박씨를 면담했다"고 덧붙였다. 4일 뒤 박 씨는 결국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의 현명한 대처로 부산 지역의 메르스 감염이 급속하게 늘어날 뻔한 상황을 막은 것이다.
임 원장은 "의사가 메르스로 의심된다면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좀 더 유연하게 검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이런 질병은 다소 과잉 대응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다희 기자 dhpar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