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리를 거부한 메르스 의심 환자가 대중교통으로 도심을 누빈 사실이 드러나 보건 당국의 허술한 방역망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9일 SBS 뉴스에 따르면 간병인으로 일하던 64세 여성이 격리 대상자임을 통보받고도 지난달 31일 병원을 빠져나가 도심 곳곳을 누빈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15번째 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자 병원은 15번째 환자와 같은 병실에서 사흘을 보낸 이 여성에게 격리 대상임을 알리고 검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답답하다"며 몰래 병원을 나간 여성은 지하철을 이용해 집으로 돌아왔고, 마을버스로 다시 근처 병원에 가는 등 서울 시내를 활보했다.
결국 이 여성은 지난 9일 새벽에 다시 격리됐지만, 뒤늦게야 사실을 알게된 보건 당국이 여성을 다시 찾아 격리시키는 데만 열흘이 걸린 것이다.
그 사이 여성이 이용한 대중교통 횟수만 24차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수많은 사람이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
보건 당국이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격리 대상자 관리에 나섰지만, 이미 첫 환자가 발생한지 20여 일이 지난 후에야 시작된 대응에 '너무 늦다'는 원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역망 구축을 강조하는 보건 당국의 방역망이 사실상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만 높아지고 있다.
정아영 기자 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