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섹스파트너 급히 필요해” 방송진행자가 PD에게 받은 문자

via MBC '시사매거진 2580' 

 

"불 켜진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 그 뒤에서는 쉽사리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7일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끊임없이 성희롱과 노동 착취에 시달리는 방송사 프리랜서 아나운서와 리포터들의 현실이 방송됐다. 

프리랜서 F씨는 한 외주 제작사 PD에게서 "섹스 파트너가 급히 필요해서요. 정말 미안"이라는 문자를 받고 "너무 놀라서 심장이 멎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곧이어 PD가 보낸 문자는 "놀랬구나. 겁낼 건 아닌데", "아주 건전한 제안이다" 등 더욱 가관이었다. 

또 다른 프리랜서 방송 진행자 A씨는 "고위 인사 애인이 되면 계절당 5천만원을 주겠다"는 '스폰서' 제의를 받는가 하면 "억대 연봉을 줄 테니 방송에 나와라"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 

via MBC '시사매거진 2580'

이들은 성희롱 외에도 항상 임금 체불과 폭언 등에 노출돼 있었다. 

'시사매거진 2580'이 프리랜서 방송인을 대상으로 한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3명 가운데 58%가 임금 체불을 경험했고, 체불 금액이 천만 원이 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4명 중 1명이 “너네는 개야 시키는 대로 하는 개”와 같은 욕설이나 폭언을 들었으며 여성 답변자 중 과반수가 성희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수의 여성들은 "방송사나 외주 PD와의 관계 때문에 아예 문제 제기 자체를 포기한다"고 답했다.

이에 시사매거진 2580은 "방송 진행자를 꿈꾸는 사람들의 간절함을 이용해 이들의 인격과 권리를 부당하게 짓밟는 사람들이 있다"며 "방송 매체가 개인의 추악한 욕심을 채우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갑질의 만행에도 홀로 눈물을 삼킬 수 밖에 없는 '비정규직 여성' 프리랜서들을 위해 현재 언론노조에선 여성 노동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김예지 기자 yej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