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지키러 왔는데 '살인도구' 취급을 당해 군생활에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 군대나무숲에는 지난 21일 방송된 100분 토론에 등장한 일반인 패널의 발언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우리의 조국, 주변의 가족과 지인들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대한민국 전역의 장병들은 더위도 잊은 채 국토방위에 열중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들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들을 마치 잠재적 범죄자, 살인 도구쯤으로 취급하는 사람도 많다.
자신이 '국가안보', '국토방위'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군인들을 '혐오·모욕'하는 말을 내뱉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곳곳에서는 "군인은 사람을 잘 죽이게 된다"는 발언을 듣고 회의감을 느꼈다는 군인들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 100분 토론에는 '게임 중독 질병인가 편견인가'라는 주제로 다양한 패널이 출연해 토론을 이어갔다.
한 패널은 "군인에게 사람을 죽이라고 했을 때 처음엔 죽이지 못한다. 하지만 계속 각인시키고 학습 시키다 보면 사람을 거리낌 없이 죽이게 된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해당 방송을 시청한 군인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한 군인은 "우리 부대는 이 소식을 접하고 울분을 터뜨렸다"면서 "점호할 때도 간부들은 '우리는 그런 존재가 아냐'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군인 역시 "영상을 보고 내가 과연 무엇을 위해 이 고생을 하고 있는지 회의감까지 들더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군인들은 모두 "우리들은 살인 도구가 아니다",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내 나라, 내 가족을 지키는 것이다", "우리의 총부리는 외부의 적을 향하고 있다"는 등의 말을 쏟아냈다.
군인들은 살인 도구가 아니다. 종전이 아닌 '휴전 상황'에서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입대했다. 자원했든 이끌려 왔든 군인의 훈련은 모두에게 힘들다. 사람과 사람이 지내면서 생겨나는 스트레스도 이들은 이겨내야 한다.
마음에 안 드는 상사가 있다고, 일이 힘들다고, 워라밸을 찾겠다고, 돈을 버느라 고생했으니 '나에게 선물을 준다'는 명목으로 여행을 가겠다고 퇴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얼마나 많은 군인이 지금 이 시각에도 위병소와 연병장,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지 그 수고를 가늠조차 할 수 없다.
게임 중독과 살인을 잇는 것도 모자라 군인의 노력을 '살인행위'로 치부한 일반인의 발언은 수많은 군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보지 않았다고 알 수 없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 '공감'하고자 한다면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처지를 알고 배려하는 것은 '지능'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