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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 작가 신작 장편소설 '대소설의 시대' 출간

민음사는 김탁환 작가 신작 장편소설 '대소설의 시대'를 출간했다고 14일 전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민음사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민음사는 김탁환 작가 신작 장편소설 '대소설의 시대'를 출간했다고 14일 전했다.


2003년 '방각본 살인 사건'으로 시작된 백탑파 시리즈가 '열하광인', '열녀문의 비밀', '목격자들'에 이어 '대소설의 시대'를 선보이며 5종 10권에 이르렀다.


16년 동안 이어져 온 시리즈의 원고지 매수는 1만 매로 경이로움을 보여 주는 기념비적인 숫자다.


백탑파는 18세기 실학파를 중심으로 형성된 집단으로, 백탑파 시리즈는 애호가의 시대를 열었던 백탑파만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 준다. 독특한 문화는 한 사람의 시선에 의지하지 않고 매 작품마다 중심인물이 바뀌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백탑파 시리즈가 16년 동안 건재할 수 있었던 것도 연속성과 독립성이 공존하는 형식에 힘입은 바가 크다.


한편 국학의 발전에 따라 백탑파에 대한 연구 성과도 점점 쌓이고 있다. '백탑파 시리즈'는 살아 있는 생물처럼 연구 성과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열린 시리즈인 셈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민음사


남존여비 사상이 팽배했던 조선시대. 여성 작가가 쓰고 여성 독자들이 향유했던 100권, 200권 규모의 '대소설(장편소설)'은 장편보다 단편이 강세를 보이는 현재 한국 문학 출판계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신세계다.


'대소설의 시대'는 조선 후기 사회에서 소설과 더불어 숨 쉬고 즐기며 한계를 벗어나고자 했던 여성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준다.


위로는 혜경궁 홍씨에서부터 아래로는 필사 궁녀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궁궐, 세도가, 세책방을 가리지 않고 소설을 통해 그들만의 상상력을 은밀하고 끈질기게 펼쳐 나갔다.


'대소설의 시대'에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분주한 것은 김진과 이명방을 비롯한 남성이지만, 걸작을 원하고 베끼고 쓰고 읽는 이는 모두 여성들이다.


'사씨남정기'의 김만중, '창선감의록'의 조성기처럼 남성 작가가 쓰고 여성 독자가 읽던 구도는 여성 작가가 쓰고 여성 독자가 필사하여 읽는 구조로 바뀌었다.


함께 모여 베끼고 읽고 논하는 자리는 자연스럽게 소설을 즐기는 모임으로 이어졌다. 독자 공동체는 곧 새로운 작가가 탄생하는 요람이기도 했다.


소설들 중 상당수는 연작인데, 100권인 '명주보월빙'은 105권인 '윤하정삼문취록'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방대한 소설들을 통해 우리는 전에 없이 장대한 스케일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