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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창고 화재 사망 경비원, 임신한 아내와 마지막 통화

김포 제일모직 물류창고 화재 사고에서 사망한 경비원이 불길이 타오르던 현장에서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포=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경기도 김포 제일모직 물류창고 화재 사고에서 유일한 사망자로 기록된 경비원이 불길이 타오르던 현장에서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제일모직 물류창고 경비원 A(34)씨의 부인 B씨는 이날 오전 2시 20분께 남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화재 신고가 접수된 지 4분가량이 지난 시점이다.

 

전화는 A씨가 "숨을 못 쉬겠다"며 한 마디를 남기는 순간 끊겼다.

 

B씨는 놀라 급히 경찰서로 달려왔지만, 오전 6시 41분께 물류창고 6층 승강기 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A씨는 끝내 숨졌다.

 

A씨가 앞서 화재를 확인하던 동료 경비원 C(27)씨를 도와주려고 나섰다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큰 점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화재를 확인하러 나선 C씨를 걱정해 도와주러 6층에 올라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씨는 앞서 1층 경비실에서 화재 경보를 듣고 물류창고 7층과 6층을 차례로 확인하다가 번지는 불을 감당하지 못하고 서둘러 계단을 통해 탈출했다.

 

경찰은 A씨가 평소 나이가 어리고 비교적 경력이 짧은 C씨를 걱정하고 업무를 도왔다는 주변의 진술을 토대로 화재를 확인하던 C씨를 도와주러 나섰다가 실종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세 살짜리 딸과 임신한 부인을 둔 것으로 안다"면서 "화재 현장에서 정신을 잃기 직전 걱정스러운 마음에 부인에게 전화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불은 철골과 콘크리트로 지은 물류창고의 5∼7층 2만㎡가량과 창고 안에 보관 중이던 의류 수천 t을 태우고서 진화됐다.

 

경찰은 승강기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5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플라스틱으로 된 상자를 옮기는 장면을 포착, 방화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신원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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