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우리 누나 암매장한 살인범 처벌 받게 도와주세요”

연인이었던 피해자 김씨와 피의자 이씨. <제보자 김씨 제공>

 

그만 만나자는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뒤 자살 소동을 벌인 범인이 강력한 처벌을 받게 도와달라고 피해자 유족이 호소했다.

 

지난 2일, 남성 이모 씨(25)가 여자친구 김모 씨(26)의 이별 통보에 분노해 김씨를 목 졸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씨는 충청북도 제천시 금성면의 한 야산에서 여행용 가방, 이불 등으로 싸맨 시신 위에 시멘트를 부어 암매장했다.

 

이후 이씨는 김씨의 휴대전화를 이용, 김씨인 척 그녀의 지인들에게 연락하며 완전 범죄를 꿈꿨다.

 

하지만 억대 연봉을 주고 계약한 김씨가 출근하지 않자, 그녀의 회사에서 김씨 측에 위자료를 달라고 연락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김씨의 가족들이 그녀의 행방에 의문을 품고 경찰에 신고해, 이씨에게도 수사망이 좁혀지게 된 것이다.

 

결국 이씨는 자해를 하고 나서 "여자친구를 죽이고 암매장했다. 나도 손목을 그었다"고 119에 신고했다.

 

김씨가 이씨에게 폭행을 당한 뒤 찍었다는 사진. <제보자 김씨 제공>​

 

하지만 김씨의 남동생 김모 씨(21)는 이씨가 자해 직후 스스로 상처 부위를 지혈한 점과 119에 신고한 점 등을 들어 이는 형량을 줄이기 위한 보여주기식 행동이라 보고 있다.

 

재판에서 자신은 범행 후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하기 위한 장치라고 말이다.

 

김씨는 25일 인사이트에 해당 사건을 제보하며 평소 이씨가 피해자를 수차례 폭행하고 스토킹했다고 밝혔다.

 

김씨도 사건 이후 피해자의 친구들을 통해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며 폭행 증거 사진을 공개했다.

 

피해자는 외국의 명문대를 조기 졸업한 엘리트 여성으로, 사건 당일 가족에게 전화해 "어학원에 취직했다. 곧 식사 같이 하자"고 전한터라 유족의 슬픔은 더욱 컸다.

 

김씨는 이번 사건은 악질 계획 범죄가 분명하지만, 이씨의 자살 소동이 재판에서 정상참작돼 낮은 형량을 받을 것이 우려된다며 관심과 도움을 호소했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지난 21일 이씨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해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