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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비상구에 앉으면 생존율이 높다는 게 사실인가요?"

비행기를 탈 때 비상구와 가까운 자리에 앉아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지, 비행기 사고와 관련한 오해와 진실을 파헤쳐 보자.

인사이트영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덜덜덜덜…쿵쿵…"


비행 중 난기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기체가 앞뒤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 


유난히 비행기를 무서워하는 일부 승객은 이럴 때마다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다고들 말한다. 


흔히 자동차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보다 비행기 사고를 당할 확률이 훨씬 낮다고 알려져 있긴 하나, 비행기가 추락이라도 하면 생존율 자체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행을 겁내는 사람을 위해 준비했다. 비행기 사고와 관련한 오해와 진실을 지금부터 한 번 알아보자. 


1. 비상구에 앉으면 사고 시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비행기 사고에서 생존율을 높이고 싶다면 비상구에서 평균 5줄 이내에 위치한 좌석에 자리를 잡으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과거 영국 그리니치 대학 연구팀이 총 105건의 항공기 사고에서 살아남은 승객 2천여명의 좌석표를 분석한 결과 비상구 주변의 5줄에 앉은 사람은 남보다 빨리 비행기 밖으로 빠져나와 생존율이 높았다고 밝혔다.


같은 이유로 창가 쪽보다는 통로 쪽 좌석이 생존률이 높았으며, 비행기가 추락하면 무게가 있는 앞쪽부터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꼬리 쪽이 상대적으로 덜 위험했다. 


물론 전문가 중 일부는 사고 유형에 따라 생존율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어느 쪽 좌석이 특별히 안전하다고 단정 지을 순 없다고 말한다. 


통계적으로 비상구와 통로 쪽, 뒤쪽 좌석의 생존율이 높은 것은 맞지만 비상구가 열리지 않거나  통로 좌석에서 선반의 무거운 짐이 떨어질 수 있어 타 위험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2. 비행기 안에는 탈출용 슬라이드가 숨어 있다?  


인사이트SBS '8 뉴스'


만에 하나 비행기가 추락할 시 우리의 희망은 탈출용 슬라이드다. 비행기 비상구를 열면 마치 미끄럼틀같이 생긴 슬라이드가 튀어나온다. 


바다나 호수 등 물 위로 탈출해야 하는 경우에는 슬라이드가 비상용 보트로 변신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비행기 기체와 연결된 줄을 끊어내고 다 함께 힘을 합쳐 노를 저어야 한다. 


얇은 재질로 만들어진 비상 슬라이드에 오르기 전엔 하이힐, 금속 안경 등 뾰족한 것은 벗어야 한다.


인사이트SBS '8 뉴스'


참고로 과거 베트남 다낭으로 떠나던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60대 여성이 비상구 레버를 화장실 문 손잡이로 착각하고 잡아당겨 이륙이 지연된 사례가 있다. 


이때 비상구가 강제 개방돼 탈출용 슬라이드가 활주로 쪽으로 펴졌다. 당시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륙 후에는 비상구가 안전핀으로 잠겨 일반 탑승객은 쉽게 열지 못한다. 이륙 전이라 쉽게 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3. 마의 11분을 조심하라?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승무원 사이에서는 이륙 후 3분, 그리고 착륙 전 8분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통한다. 


이 11분 동안은 조종사가 위험한 상황을 인지하더라도 즉각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워 사고 발생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비상상황에 대비해 준비 태세에 들어가는 것도 이 즈음이다. 우선 갑자기 기내 조명이 어두워진다. 사고로 인해 기내 전원 공급이 끊기고 조명이 꺼질 가능성에 대비해 승객의 눈을 미리 어둠에 적응시키기 위한 조처다. 


또 승객에게 창문 덮개를 모두 열어달라고 주문한다. 외부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위험 상황을 빠르게 인지하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등받이를 세우고 테이블을 제자리로 하게 하는 것은 좌석 앞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비상상황 시 신속히 탈출할 수 있게 하려는 뜻이다. 


4. 90초 안에 모두 탈출해야 한다?


인사이트NY times


비행기가 추락하면 금세 불길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해 다수의 전문가는 공통적으로 '90초 법칙'을 이야기한다. 


90초 안에 승객이 비행기 안에서 빠져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 시간이 지나면 불길이 비행기의 알루미늄 외피를 녹여 내부 온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화재로 연기가 자욱해져 질식할 수 있다. 


또한 1분 1초가 급한 상황이니 일행을 찾거나 짐을 찾는 행위는 지양할 것을 추천한다. 모든 걸 챙겨 탈출하기엔 90초는 너무도 짧은 시간이다. 


게다가 큰 가방을 움켜쥐고 탈출용 슬라이드를 탔다간 혹여 가방을 놓쳐 앞서가던 승객을 덮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5. 여객기 안에서 문을 열 수 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비행기 사고 등을 다룬 영화를 보면 비행 중 비행기에 구멍이 난다거나, 누군가 문을 깨부수고 밖으로 탈출하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는 말 그대로 '영화' 속에서 일어나는 일일뿐이다. 비행 중 강제로 문을 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늘 높이 올라갈수록 기압이 낮아져 비행기 외부와 내부 기압이 큰 폭으로 차이가 나서다. 


문을 개방하기 위해서는 약 15~20t 정도의 어마 무시한 힘이 필요하다고 하니 비행 중 문이 열려 사고가 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은 넣어두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