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아베 하버드 강연장 시위 이끈 21살 유학생 최미도씨

<침묵 시위를 주도한 유학생 최미도씨(맨 오른쪽)> via Winnie Wu / Facebook

 

"당신의 30분이 아주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일본 아베 총리가 하버드대에서 강연을 한 지난 27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앞에서는 10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침묵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한인 학생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도 자리에 함께 했다.

이날 시위를 이끈 하버드대 사회학과 2학년 최미도(21) 씨는 "중간고사 기간이고 학업에 바빠 10명만 모여도 다행이다. 20명 모이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며 "시위에 학생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하더니 19개 단체 등 100여 명의 학생들이 동참해 기뻤다"고 말했다.

최씨는 아베 총리의 하버드대 강연이 확정된 이달 초부터 같은 과 4학년 선배이자 한국계 미국인 클로딘 조(22) 씨와 함께 침묵 시위를 준비했다.

하버드대로부터 시위 허가를 받은 이들은 아시아계 미국인연합과 흑인학생회 등 학생단체들을 찾아다녔고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이메일을 통해 "당신의 시위 30분 참여가 아주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시위 동참을 호소했다.​

<침묵 시위에 참여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via Winnie Wu / Facebook

아베 총리의 강연에 참석한 최 씨는 사전에 많은 토론을 거쳐 준비한 질문을 아베 총리에게 던졌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인신매매 희생자들에게 가슴이 아프다는 말만 했을 뿐 사과나 일본 정부의 개입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최씨는 "위안부 피해자는 누군가의 딸이자 누이였고, 어머니였다"며 "진실을 알고 아픔을 공유하는 분이 많아질수록 위안부 이슈가 피해자 20만 명뿐 아니라 200만, 2천만 명의 문제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총리의 하버드 강연장 앞에서 침묵 시위를 이끈 유학생 최미도 씨 활약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고 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앞에서 열린 침묵의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 via Winnie Wu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