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뽑는다더니…" 돌연 채용 취소 '갑질'로 취준생 두 번 울린 기업 3곳

(좌) GettyimagesKorea, (우)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채용'한다더니…희망고문으로 취준생 두 번 울린 기업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통계청의 '9월 고용 동향'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실업자 수는 102만 4천여 명에 이른다.

13년 만에 가장 높은 실업률을 달성한 현재, 취업준비생들의 '취업'에 대한 절박함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그냥 탈락을 통보받아도 슬픈 취준생을 여러 번 울리는 기업이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른바 '희망 고문'을 자행하는 이 기업들은 취준생의 시간과 열정을 빼앗아가면서도 '모르쇠'로 일관하기도 한다.

중도 채용 취소, 인턴 채용 후 최종 불합격을 던지는 기업의 행동은 분명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해당 기업의 합격 발표를 기다리는 취준생 입장에선 피가 말리는 일.

수백번 자기소개서를 고쳐가며 면접 준비에 진이 빠지는 취준생들에게 '채용 갑질'로 희망도 빼앗았던 기업 3곳을 모아봤다.

1. 위메프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4년 전인 지난 2014년 위메프의 지역 영업직 사원 채용 과정에서 벌어진 '채용 갑질'이 논란이 됐다.

위메프는 최종 전형에 오른 11명을 수습사원으로 채용하고 현장 테스트 평가라며 2주간 실습을 받도록 했다.

이들은 일당 5만 원으로 계약을 따오는 정직원에 준하는 강도로 업무를 수행하며 일부 딜을 성사시켰지만, 기간이 끝나자 채용 기준에 미흡하다는 이유로 전원 불합격 처리됐다.

당시 위메프는 말 그대로 채용 절차로 현장 실습을 진행했으나 불합격이라 탈락시킨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채용 갑질' 논란으로 주목을 받자 위메프는 뒤늦게 11명 전원을 합격시켰다. 그러나 고용노동부가 턱없이 낮은 임금 등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에 대한 현장 근로감독에 나섰다.

갑질을 넘어 위법 의혹까지 받은 위메프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시정지시서와 함께 84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2.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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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카카오는 서류전형 합격자를 뽑아놓고 아무 공지 없이 한 달이 지난 후 채용 자체 취소를 통보했다.

아무런 공지 없이 해당 직무에서 뽑지 않기로 했다는 사실을 1개월가량이 지나고 나서야 통보한 점에서 도의적인 문제가 제기됐다.

카카오 측은 "공고 당시 채용 요구가 있었지만 내부 자원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업무 담당자를 충원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구직자들은 언제 다음 일정을 공지할지 몰라 불안한 마음으로 타 회사에도 지원하지 못했다는 말을 전했다.

실제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가 뜬 순간부터 자기소개서 작성 등 기다림에 쓰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채용 갑질'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3. 애플코리아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애플코리아는 1개월이 아닌, 반년을 넘어 7개월 동안 취준생 마음을 들었다 놓은 후 불합격 통보를 해 빈축을 샀다.

지난 1월 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가 7개월 동안 3~4차례 면접과 신원 조회 등을 진행한 뒤 뒤늦게 불합격을 통보했다.

애플코리아는 지난해 5월 채용공고를 올리고는 2주 뒤 15분 전화 인터뷰, 3개월 뒤인 8월 2시간 30분 동안 첫 그룹 인터뷰를 했다. 

9월 초에는 두 번째 그룹 인터뷰를, 10월 중순 세 번째 그룹 면접을 진행하고 10월 말에는 '신원 조회' 통보까지 이루어졌다. 보통 합격자에게 시행돼 합격을 예측했지만 12월 중순 불합격 통보를 보냈다.

무려 7개월에 걸친 기간 동안 취준생을 '희망 고문'한 셈이다. 채용 인원이나 향후 채용 일정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일방적 통보에 취준생들은 기약 없이 기다리기만 했다.

해당 일이 밝혀지자 애플코리아에는 '대기업이라 가만히 기다릴 수밖에 없는 지원자를 알고 갑질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