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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공채 32기 입사해 회사 생활 1도 안하고 유학 떠난 남성의 정체

스마트폰과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인 IT기업 삼성전자에 입사했지만 여느 신입사원들처럼 똑같은 절차를 밟지 않고 유학을 떠났다가 상무보로 승진한 남성이 있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좌)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우) 뉴스1


삼성전자,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예고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난 삼성전자 수장 이재용 부회장의 고민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스마트폰과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인 IT기업으로 국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업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삼성전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4년째 와병 중인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빈자리를 대신해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면서 올해 3분기에서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수장인 이재용 부회장이 어떤 기분일지 문득 궁금해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수감됐다가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출소한 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쉬지 않고 빡빡한 해외일정을 모두 소화하는 와중에 역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이재용 부회장으로 하여금 이토록 쉬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난 삼성전자 수장으로서 이재용 부회장의 고민은 무엇일지 인간 대 인간으로서 알고 싶어졌다.


인사이트故 이병철 회장 무릎 위에 앉아있는 어린시절 이재용 부회장 모습 / (좌) 사진제공 = 삼성그룹, (우) 온라인 커뮤니티


삼성그룹 창업주 故 이병철 회장 손자, 이재용 부회장1991년 삼성전자 공채 32기로 입사…당시 나이 23세


1968년 6월생으로 올해 51세인 이재용 부회장은 오늘날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키운 장본인 이건희 회장의 장남이자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의 손자로 삼성가(家) 3세다.


이재용 부회장은 경기초등학교와 청운중학교,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와 일본 게이오대,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한마디로 말해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것이다.


하지만 서류상 이재용 부회장은 지금으로부터 28년 전인 지난 1991년 12월 삼성전자 공채 32기로 입사한 것으로 돼 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3세.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것이 1992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졸업하기도 전에 입사한 셈이다.


4년이 지난 1995년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 게이오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다. 입사한지 불과 3~4년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은 그것도 국내가 아닌 일본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재용 부회장은 신입사원 자격으로 그 짧은 시간 안에 석사 학위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일까. 당시 이재용 부회장이 회사 생활을 하지 않고 곧바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인사이트중국 선전의 한 전자기기 매장을 방문해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 모습 / 웨이보


입사한 뒤 회사 생활하지 않고 유학길에 오른 이재용 부회장유학 이후 상무보로 승진 지적에 "외부서 왈가왈부할 일 아냐"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공채 32기로 입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총무그룹 부장으로 입사했고 바로 유학길에 올라 회사 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업계에서는 전자보다는 후자가 좀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00년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리고 그 다음해인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로 승진한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상무보 승진설이 제기되자 2001년 3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근무 경력과 경영참여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됐었다.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삼성전자에 과장이 1만 1,600명이고 과장이 되려면 엄청난 헌신을 통해 7년이 걸린다"며 "입사 이후 유학만 다녀온 이재용 씨가 이들을 제치고 어떻게 바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냐"고 지적했다.


이건희 회장의 오른팍 역할을 했던 당시 윤종용 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상무보 승진설'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경영판단 사항인 만큼 외부에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며 지적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인사이트201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제품 전시회 참석 당시 삼성가(家) 모습 / 사진제공 =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2012년 말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승진아버지 이건희 회장 대신 4년 전부터 사실상 삼성전자 수장


"(이재용 부회장은) 1991년 공채 32기로 입사해 현재 부장으로 해외연수 중이며, 통상 연수비 부담은 회사가 하지만 이재용 씨는 대주주(이건희)와 특수관계인인 만큼 본인이 내고 있다. 급여는 복귀 조건으로 지급 중이다. 상무보 승진은 회사 내규에 따라 이뤄질 것이며 이재용 씨도 삼성전자가 키우고 있는 인재 500여명 가운데 하나다"


윤종용 당시 부회장의 발언을 정리하자면 이재용 부회장은 입사한 뒤 회사 생활을 하지 않은 채 유학생활에 나섰고 시점은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부장으로 직함이 바뀌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01년 경영기획팀 상무보 승진을 계기로 2003년에는 상무, 2007년에는 최고고객책임자(CCO) 겸 전무가 됐다. 2009년에는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부사장, 2010년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입사 21년 만인 2012년말에는 삼성전자 부회장 자리에 올라 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다른 재벌그룹 2, 3세들의 승진 속도에 비하면 늦은 편이라고는 하지만 일반 신입사원은 도저히 상상도 하지 못하는 승진이다.


인사이트지난 2월 집행유예로 출소하던 당시 이재용 부회장 모습 / 뉴스1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구속수감돼 위기 맞은 이재용 부회장차세대 미래 먹거리 시장 선점 위해 빡빡한 해외일정 소화 중


이재용 부회장은 4년 전인 지난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아버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현재 그룹 경영을 책임지며 이끌고 있다.


그 와중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수감되는 인생의 쓰디쓴 맛을 맛보기도 했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해외 출장길에 오르며 4대 미래성장사업인 바이오와 전장, 5G, 인공지능(AI) 시장 선점을 위한 우수인재와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출소한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국정농단 사건 핵심 피고인으로 상고심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국정농단 '꼬리표'를 말끔히 지우고 삼성전자 수장으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