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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딸 돌보는 아빠 요청에 CJ제일제당이 개발한 '햇반' 제품

팔면 팔수록 손해보는 장사지만 9년째 손해를 감수하고 희귀병 환자만을 위한 즉석밥을 만들어 지금까지도 팔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이 있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CJ제일제당


9년째 희귀병 환자 위해 CJ제일제당이 만드는 '햇반 저단백밥'팔면 팔수록 손해보는 장사…직원 한마디로 8억원 들여 개발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팔면 팔수록 손해보는 장사지만 9년째 손해를 감수하고 희귀병 환자만을 위한 즉석밥을 만들어 팔고 있는 기업이 있다.


국내 처음 출시할 당시만 하더라도 찬밥신세를 받았지만 지금은 명실상부한 즉석밥 시장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CJ제일제당 '햇반'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CJ제일제당은 9년 전인 지난 2009년 당시 단백질 제한이 필요한 희귀 질환인 '페닐케톤뇨증(PKU병)' 환자만을 위한 '햇반 저단백밥'이란 제품을 출시했다.


'페닐케톤뇨증'이란 단백질 대사에 필요한 효소인 페닐알라닌 분해효소가 결핍돼 페닐알라닌이 체내 쌓이는 선천성 희귀 질환으로 신생아 6만명당 1명꼴로 '페닐케톤뇨증'을 앓고 태어난다.


페닐알라닌이 신체 쌓이면 경련이나 정신지체, 지능장애 등 발달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신생아 때 페닐알라닌 함유량이 적은 특수분유를 섭취해야 하는 등 지속적인 식이조절이 필요하다.


인사이트즉석밥 '햇반' 제조과정 모습 / 사진제공 = CJ제일제당


PKU병 환자 포함 국내 아미노산 대사질환자 200여명에 불과직원 말 한마디에 '햇반 저단백밥' 개발 지시내린 CJ제일제당 대표


현재 국내에 선천성 희귀 질환인 '페닐케톤뇨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약 140여명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을 포함해 저단백 식품을 먹어야 하는 아미노산 대사질환자들은 국내 200여명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말해 팔면 팔수록 CJ제일제당 입장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사업분야다.


CJ제일제당은 도대체 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8억원의 거액을 들여가며 단백질 함유량이 기존 '햇반' 10분의 1인 '햇반 저단백밥'을 개발해 9년째 생산 판매하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는 사연 하나가 숨어 있었다. 9년 전이던 2009년 2월 CJ제일제당에서 일하던 한 직원은 당시 CJ제일제당을 이끌고 있는 김진수 전 대표와의 식사 자리에서 자신의 어린 딸 이야기를 꺼냈다.


직원은 김진수 전 대표에게 "일반밥을 먹을 수 없어 배가 고픈 아이들이 있다"며 "'햇반'의 기술력을 가진 우리 회사가 저단백 즉석밥을 만들어보면 안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인사이트'2012 파리 국제식품박람회장'에서 '햇반 저단백밥' 소개하는 직원 모습 / 사진제공 =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2013년 6년 연구개발 끝에 건강기능식품 즉석밥 출시건강기능식품으로서의 즉석밥 시대 개척


그도 그럴 것이 해당 직원에게는 '페닐케톤뇨증'을 앓고 있는 5살짜리 어린 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희귀병 앓는 딸을 가진 직원의 진심 어린 한마디에 김진수 대표는 크게 공감했고 곧바로 식품연구소에 '햇반 저단백밥' 개발을 지시, 8억원 비용 투자 끝에 제품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햇반 저단백밥'은 단백질을 90% 제거했기 때문에 맛이 밋밋하지만 일반 쌀밥처럼 밥알이 찰져 식감면에서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 CJ제일제당 측의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햇반 저단백밥' 출시에서만 멈추지 않았다. 5년 전인 지난 2013년에는 6년의 연구 개발(R&D) 끝에 '햇반 식후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밥'을 개발해 건강기능식품으로서의 밥 시대도 열었다.


지금까지도 '햇반' 연구원들은 매일 '식후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밥'을 시식하고 자가 혈당 측정기를 사용해 피를 뽑아 당 수치를 재며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인사이트지난해 7월 열린 '제17회 PKU 가족캠프' 모습 / 사진제공 = CJ제일제당


제품 개발 뛰어넘어 기부 활동 등 사회적 책임에 앞장CJ제일제당,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대통령 표창 수상


CJ제일제당은 또 한발짝 더 나아가 2010년부터 매년 PKU 캠프에 '햇반 저단백밥'을 캠프 참가자들의 식사로 제공하고 별도의 기부를 진행하는 등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공헌 활동을 인정 받아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물적나눔 부문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품에 안았다.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은 보건복지부와 KBS,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동 주최하고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나눔 분야 최고의 상'이다.


창업이념인 '사업보국'을 계승한 최고 경영진의 '나눔철학'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상생과 나눔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외된 이웃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해결해 모두가 상생하는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