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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원'짜리 승부조작 제의 단칼에 거절하고 신고한 '경찰 축구선수'

존폐 기로에 서있는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의 이한샘이 승부조작 제의를 거절했다.

인사이트이한샘 / 한국프로축구연맹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30만원을 조금 넘는 월급, 존폐 기로에 서 있는 자신의 소속팀.


불투명한 미래 속에서도 '축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가득했던 한 무명의 선수는 단호하게 '검은돈'을 거부했다.


'연습생 신화'를 이룩하며 국가대표까지 지낸 '승부조작 브로커' 장학영의 '5천만원'짜리 승부조작 제의를 거절한 이한샘은 겸손했다.


지난 14일 이한샘은 '아산 무궁화 vs 안산 그리너스' 대결 직후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신인 때부터 항상 교육을 받았다"면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


앞서 이한샘은 지난달 21일 국가대표 출신 축구계 선배 장학영에게 전반 30분 내 '퇴장'을 조건으로 '5천만원'짜리 승부제작을 제의받았다.


아산 무궁화가 '존폐 기로'에 서 있다는 점과 향후 선수 생명이 밝지 않은 1989년생(전역 후 30대) 무명 선수라는 점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한샘의 축구 사랑과 열정은 장학영이 생각한 것 이상이었다. 그는 완곡하게 제의를 거절한 뒤 숙소에 들어가 곧바로 구단에 알렸다.


이한샘의 소속팀 '아산 무궁화'는 의경들로 이뤄져 있다. 그 어떤 구단보다도 경찰과 빠르게 소통할 수 있는 구단이다. 구단 측은 곧바로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알렸고, 부산중부경찰서에도 신고했다.


이후 3시간 뒤인 22일 새벽 1시 장학영의 숙소를 덮쳐 긴급 체포했다.


인사이트뉴스1


2011년 한국 프로축구계를 박살 낸 '승부 조작'의 망령이 되살아날 뻔한 가능성이 제거되는 순간이었다. 국가대표팀의 힘입어 인기에 탄력을 받아가던 K리그가 몰락할 뻔한 위기가 이한샘 덕분에 사라진 것이다.


이한샘은 "신고를 잘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팀이 선두를 달리는 중인데 분위기를 헤치지 않아 기분이 좋다"라며 웃었다.


한편 이한샘은 2018시즌을 앞두고 K3리그 이적을 추진하다 군 복무를 위해 아산 무궁화에 입단했으며, 현재 '부주장'을 맡는 등 팀의 신뢰를 받고 있다.


반면 장학영은 2004년 성남FC의 전신 성남일화에 연습생으로 입단한 뒤 실력을 인정받아 주축선수로 활약했다.


2006년에는 UAE와의 A매치 경기에 선발출장하며 국가대표 경기에 데뷔했으며, 총 5경기를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