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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딸이 '두 손목' 모두 잘린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지난 2001년 발생한 미제사건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의 의문점을 다뤄보자.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소윤이가 손이 없다고 그러더라고. 소윤이가 얼마나 잘못했는지 몰라도 손을 왜 자르느냐고..." 


십수 년이 지나도록 딸을 죽인 범인을 찾지 못한 어머니는 절규한다.


지난 9일 SBS 뉴스 스토리텔링 영상 콘텐츠 '보이스V'는 많은 시간이 흐르고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미제사건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을 조명했다. 사건은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3월 8일 충청북도 영동군. 부모님이 힘들다며 스스로 용돈을 벌어 쓰던 고등학생 정소윤 양은 이날도 아르바이트를 위해 집을 나섰다. 그리고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정 양의 시신은 아르바이트하던 가게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공사장에서 발견됐다. 시멘트 포대에 덮여 바르게 누운 상태였다. 충격적인 것은 두 손목이 잘려있었다는 것.


사망 원인은 목 졸림으로 인한 사망이었다. 당시 정 양이 가지고 있던 현금은 그대로 있었으며 폭행이나 성폭행 흔적도 없었다. 살해 동기가 대체 무엇이었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모든 게 그대로인 정 양의 시신에서 유일하게 사라진 두 손목.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서는 손목을 훼손하는 데 쓰였으리라 추정되는 피 묻은 곡괭이가 나왔다.


사라졌던 손목은 다음 날 아침, 지역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하천에서 발견된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손바닥이 하늘을 향한 모습으로, 물속에 가지런히 놓인 채였다. 사건을 담당한 형사는 "일부러 나란히 내려놓아야만 놓을 수 있는 그런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물속에 오래 있던 탓에 손목에서는 범인의 유전자 등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분명한 물증이 없는 상황, 경찰은 시신을 가장 먼저 발견한 공사장 인부 이모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이 씨가 범인이라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고 이 씨는 곧 풀려났다. 그렇다면 정 양이 살해당하던 날의 마지막 행적은 어땠을까.


정 양의 전화통화 내역을 확인한 결과, 정 양은 당시 자신을 좋아하던 황모 군과 한 19초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황 군은 경찰의 조사가 시작되자 마을을 떠났다.


정 양이 숨지던 날 정 양이 아르바이트하는 가게를 찾았던 친구도 있었다. 김모 군. 김 군은 정 양의 손목이 발견된 날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이후 종적을 감췄으며 주민등록은 말소됐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정 양의 어릴 적 친구인 박모 군도 있다. 박 군은 사건을 맡았던 형사에게 발신자 제한으로 "신원을 감추기 위해서 손목을 자르지 않았을까"라는 문자를 보낸 인물이다.


여고생을 살해하고 손목만 자른, 의문투성이의 사건. 살아있었다면 올해로 서른셋이었을 정소윤 양은 17년째 열여덟이다.


하지만 사건은 아직 진행형이다.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법으로 해당 사건의 공소시효 또한 영구 중단됐다. 범인을 계속해서 추적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때 당시 피해자 정소윤 양 또는 용의자를 목격했거나 사건의 단서를 알고 있는 이는 경찰에 제보하길 바란다.


Naver TV 'SBS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