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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아오지탄광'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가 묻고 싶다.
우리는 우스갯소리로 "저러면 북한 돌아가서 아오지탄광 끌려가는 거 아냐?"라고 쉽게 말한다.
사실 북한 사람들에게는 치가 떨릴 정도로 공포스러운 장소다.
아오지탄광의 악명은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됐는데, 이곳에 끌려가면 "제발 죽여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인간적인 노동, 폭행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들어가면 멀쩡히 살아나올 수 없는 북한 안의 지옥인 셈. 하지만 북한 사람들이 말하는 최악의 장소는 또 있었다.
함경남도 요덕군에 있는 '요덕수용소'가 바로 그곳이다.
요덕수용소는 대표적인 북한 정치범수용소로 악명이 높다. 378km²의 부지가 완전통제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수용소 경계에는 외곽철책선, 내부철책선, 경비초소 등 경계가 삼엄하다.
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본부
내부에는 집단농장, 집단 수용소, 사상학습소, 처형장 등 끔찍한 시설이 갖춰져 있고, 이곳에서 북한 정치범과 주민들의 '사상 교육'이 이뤄진다.
요덕수용소의 존재와 내부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행태는 탈북자들의 증언으로 밝혀진 바 있다.
지난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북한인권 보고서'에서도 탈북자들이 수용소 내부의 실상을 폭로한 그림들이 수록, 보고됐다.
이후 전 세계인은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충격적인 인권 유린과 범죄행위를 보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과연 그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본부
요덕수용소에서 교도관 역할을 맡은 '보위원'은 무시무시한 권리를 지니고 있다.
'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 살리고, 죽이고, 주고, 빼앗는 권리를 뜻한다. 즉, 수용소에 있는 사람들의 목숨은 보위원이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수용소에서 범죄행위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여성들이 보위원에게 성폭행당하는 일이 다반사이며, 특히 보위원 사이에서 외모가 빼어나다고 소문 난 여성 수용자는 온갖 수모를 다 겪어야 한다.
만일 성폭행당한 여성이 임신할 경우 곧장 처형당한다. 목격담에 따르면 임신한 여성의 배를 발로 차거나 나무로 짓눌러 강제 유산시키는 경우도 있다.
기아 문제도 심각하다. 통상 성인 1명에게 주어지는 1일 식량은 옥수수 500g이 전부다. 심한 경우 200g 이하로 주는 경우도 있다고.
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본부
너무 배가 고파 들쥐나 도마뱀 등을 잡아먹는 수용자들도 있는데, 이마저도 보위원에게 발각되면 극심한 폭행을 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자들은 하루 12시간이 넘도록 중노동에 동원된다. 아침식사 이후 집합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작업량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새벽까지 노동이 이어지기도 한다.
성인 남성도 견디기 힘든 강도의 중노동이지만, 이곳 수용소에서는 평균 만 6세부터 작업에 동원된다.
만일 탈출을 시도하다 발각되면 죽음보다 끔찍한 고문을 견뎌야 한다. 탈출 시도로 붙잡힌 수용자들 '비밀 감옥'이라는 곳에 수감돼 혹독한 고문을 당한다.
등을 불로 지지는 불고문을 포함, 잠 안 재우기, 손가락 자르기, 갈고리로 천장에 매달기 등이 실제로 행해지는 고문이라고 탈북자들은 증언한다.
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본부
앞서 말했듯이 보위원이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수용자가 함부로 자살할 수도 없다.
자살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으며, 누군가 자살할 경우 그의 가족들을 가차 없이 처벌한다.
이렇듯 북한 요덕수용소는 '정치범'이라는 이름으로 수용자들을 교화, 사상 교육한다는 명목하에 비인간적인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
오늘도 이곳에서는 밖으로 새지 못하는 날카로운 비명이 울려 퍼지고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