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 통폐합 등 학사구조조정안에 반대하는 건국대 학생들이 행정관을 점거하고 시위에 나섰다.
지난 31일 오전 10시30분께 예술디자인대, 경영대 등 통폐합 대상이 된 단과대 학생 2백여명은 학교 측이 통보한 학과 통폐합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였다.
학생 측은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전공 통폐합을 규탄한다"며 "전혀 다른 전공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도 없이 진행되는 폭력적인 행정처리"라고 주장했다.
건국대는 이날 오전 10시 학사구조개편안과 관련 규정 개정을 위한 마지막 심의위원회를 열었다.
기존 학부제를 폐지하고 대형 학과제로 전환하며, 일부 학과는 통폐합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모두 지난해 말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유리한 점수를 얻기 위해서였다.
강제로 피켓을 뺏은 학교 관계자 via 제보자 신 씨
이에 대해 학생들은 억울하단 입장이다. 보여지는 수치만으로 학생들의 꿈과 자부심을 짓밟아선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예술학과 졸업생의 경우 교육부의 취업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프리랜서가 대다수다. 대학평가지표 중 하나인 취업률을 빌미로 영상학과와 영화학과를 통합 대상으로 지정한 것은 부당하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영상학과 재학생 신지수 씨는 "우리는 취업을 위해 학교를 다니는 것이 아니다. 예술 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학교를 다닌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가 아무리 외쳐도 학교 측은 듣지 않는다.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피켓을 강제로 뺏고, 심지어 학생들을 밟고 지나가기까지 했다"고 하소연했다.
학생들의 농성에 귀를 막은 학교 관계자 via 제보자 신 씨
이와 관련해 건국대 관계자는 "이번 학사구조개편안은 각 단과대학 교수들과 협의를 거쳐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8개월간의 논의 과정에서 교수들과 학생들 간의 소통과 대화,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취지와 방향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향주 기자 hjoh@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