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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사고 경찰관 4인 합동영결식 ‘눈물 바다’

가거도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경찰관 4인의 합동 영결식이 25일 전남 목포시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에서 국민안전처장(葬)으로 엄수됐다.


 

(목포=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망망대해, 한반도 최서남단 가거도에 사는 섬 어린이 응급구조를 위해 출동했다가 순직한 해양경찰관들이 바다에 영혼을 묻고 잠들었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최승호·백동흠 경감, 박근수 경사, 장용훈 경장의 합동 영결식이 25일 전남 목포시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에서 국민안전처장(葬)으로 엄수됐다.

 

유가족 오열 속에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을 비롯해 홍익태 해경본부장, 동료 등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영결식은 고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영원한 해양경찰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사흘째 시샘을 부렸던 꽃샘추위도 물러나며 따뜻한 봄 햇살이 빛났지만, 유가족들의 눈물과 오열은 그치지 않았다.

 

주말부부였던 가장을 잃은 최승호 경감 가족, 아직 어린 자녀가 나란히 영결식장을 지킨 백동흠 경감 가족, 미혼인 까닭에 어머니와 여동생만 남은 박근수 경장 가족, 몸이 불편해 목발에 의지한 채 아들의 장례식장을 찾은 장용훈 경장의 아버지와 가족들의 슬픔이 영결식장을 가득 채웠다.

 

특히 갓 돌이 지난 아들과 부인을 남긴 채 먼저 간 장용훈 경장은 지난 23일자로 사망 인정이 되었지만 유일하게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또 바다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현장에서 수색작업을 계속해왔던 해양경찰들은 영결식 내내 믿음직한 동료를 한꺼번에 잃은 상실감에 뜨거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의 생명을 구하려다가 희생한 이들에게는 옥조근정훈장과 1계급 특진이 추서됐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조사에서 "구조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한순간 망설임도 없이 재난현장으로 달려갔던 열정과 사명감, 국민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애국심과 희생정신은 우리의 귀감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그 삶이 결코 헛되지 않았으며 빛나고 보람 있는 삶이었기에 더 이상 미련은 접어두고 명목(名目)하시길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매 순간 닥치는 위험을 함께 이겨내고 밤낮없는 출동에 비상대기하며 동고동락해온 동료의 비보에 가슴이 미어진다"는 서해해경본부 항공단 김태일 경위는 고인이 된 동료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통곡했다.

 

김 경위는 "이제 헬기에 묶인 벨트를 풀고 비행이라는 무거운 짐을 벗고 편안한 곳에서 영면하기를 바란다"는 통곡의 고별사에 영결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고인의 넋을 기리는 해양경찰 의장대의 조총 발사를 마지막으로 운구 차를 따라 늘어선 동료 경찰관들이 마지막 거수경례로 해양경찰 영웅 4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 후 운구 행렬은 고인들이 생전 근무했던 목포항공대에서 항공단 동료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거친 후 화장 절차를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13일 신안군 가거도의 어린이 응급환자 후송을 위해 출동 중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했으며 장 경장의 시신은 아직 찾지 못했다. 

 

서해해경본부는 장의 일정과는 별도로 실종자 장용훈 경장에 대한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결식이 진행된 이날에도 해경 함정 14척을 비롯해 해군 3척, 관공선 1척, 민간어선 5척 등 선박 23척을 동원해 해상 수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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