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혹한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대구 중학생 권모 군을 괴롭힌 가해자들이 조만간 출소한다.
지난 2012년 2월, 가해 학생 서모 군과 우모 군은 각각 장기 3년에 단기 2년 6월, 장기 2년 6월에 단기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에게 내려진 형은 소년범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실질적인 복역 기간은 2~3년 이내인 셈이다.
이 사건은 권 군의 단순한 자살로 치부된 채 넘어갈뻔하다 이틀 후 권 군이 작성한 유서가 공개돼 그 전말이 밝혀졌다.
유서에 담긴 그간의 참혹한 폭행과 괴롭힘에 사람들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
게임을 잘하는 권 군에게 자신의 게임 캐릭터를 키워달라고 강요한 것을 시작으로, 가해 학생들의 폭력 행위는 날로 잔인해져만 갔다.

수시로 권 군의 집에 드나드는가 하면 금품을 갈취하는 것은 물론 '물 고문'과 '엎드려뻗쳐' 등의 물리적 폭행 또한 서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피해 학생에게 목검을 휘두르거나 이종 격투기용 글러브를 끼고 때리며, 전깃줄을 목에 감은 뒤 바닥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를 먹게 했다.
어린 학생이 저지른 행위라고는 도저희 믿기지 않는 엽기적인 만행이었다.
공개된 권 군의 유서는 많은 이들을 분노케 했다.
그는 "부디 제가 없어도 행복하길 빌게요. 부모님께 한 번도 진지하게 사랑한다는 말 못 전했지만 지금 전할게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가해 학생들의 출소가 다가옴에 따라 누리꾼들은 학교 폭력 예방과 강력한 처벌을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예지 기자 yej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