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0일(화)

여배우들 발성 지도한다며 '음부' 만진 이윤택…"지도였다"

인사이트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 뉴스1


[인사이트] 이지혜 기자 = 극단원들에 대한 유사강간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윤택씨가 재판에서 "발성 지도를 위해 '이 부분(음부 상부)에 힘을 줘 복음으로 소리를 내라'고 한 것이고 모든 단원들도 그렇게(지도방법의 하나로) 인식해 왔다"고 주장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부장 황병헌)는 극단을 운영하며 극단원들을 성추행하고 유사강간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 대한 첫 재판을 가졌다. 


이날 재판은 정식 공판이 아닌 공판을 준비하는 기일이어서 본인이 출석하지 않아도 됐지만 본인이 직접 법정에 나왔다.


하지만 이씨는 거의 발언하지 않았고 최충단 변호사를 통해 변론이 이어졌다.


인사이트이윤택 전 감독의 성추행 및 유사강간을 고발하기 위해 미투운동에 나선 연극인들 / 뉴스1


이씨는 극단 여배우들에게 안마를 시키며 성기 주변을 주무르게 하고, 여배우들 손을 잡아당겨 자신의 성기를 만지게 하는 등 23회에 걸쳐 8명을 추행한 혐의로 기소 됐다.


이에 대해 최 변호사는 "정당하거나 잘못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안마는 오래 합숙훈련을 하는 동안 피곤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지 검찰이 주장하는 것처럼 갑자기 벌어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특히 여배우들의 민감한 부위에 손을 대는 등 추행했다는 혐의는 보는 관점에 따라 피고인의 연극에 대한 열정이나 피고인의 독특한 연기 지도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뉴스1


최 변호사는 이어 "미투(#MeToo) 물결을 타고 많은 배우들이 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하고 있는데, 연희단거리패 다수 단원들은 모두 피고인의 지도방법에 대해 수긍하고 따라왔다"고 해명했다.


그는 "하나만 예를 들면 피해자의 음부 상부에 손을 대서 추행을 했다는 내용이 있다"며 "연극배우가 무대에서 마이크 없이 발성하기 위해서는 단전에 힘이 들어가고, 복식호흡을 해야 음을 제대로 낼 수 있으며 단원들도 그런 발성지도법으로 인식해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오는 25일에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갖고, 이후 정식 공판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