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 있는 금수저 채용비리로 입사 좌절되자 14층서 투신한 청년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현영 기자 = 결혼을 앞둔 한 청년이 갑작스럽게 14층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예식장과 신혼여행을 준비해주며 자식 결혼에 들떠 있던 부모님은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채용비리 때문에 꿈이 좌절되고 미래가 불확실해지자 자살을 택한 한 청년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자살한 A씨는 강원랜드 입사를 준비하며 꿈을 키우던 카지노 딜러 지망생이었다. 카지노학과를 졸업했고, 4년 동안 강원랜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강원랜드에서 일하며 A씨는 과장, 차장급 등 직원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었고, 채용에 대해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채용비리로 입사가 밀려났고 적성에 맞지 않는 직장에 입사해야 했다고 전해졌다. 4년 넘게 키워온 꿈이 한순간에 좌절된 것이다.

A씨의 부모님은 할부금을 독촉하고 채권을 추심하는 회사에 입사한 아들이 돈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쪼는 일을 하며 적성과 맞지 않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견디다 못한 A씨는 사표를 냈다. 그 후 1년 동안 이를 부모님과 여자친구에게 숨기고 강원랜드를 상대로 홀로 소송을 시작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엄마 미안해"라는 음성 메시지 한 통으로 유언을 대신한 A씨는 결국 세상을 등졌다.

어머니는 "강원랜드에 들어가려면 2천만원, 3천만원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전하며 아들의 죽음이 채용비리 탓이라고 억울해했다.

실제로 A씨가 죽기 전 채용준비를 함께한 사람과 나눈 메신저 대화에는 금수저를 원망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버지는 "억울하게 이런 피해자가 더 이상 없게, 우리 아들로 끝나도록 청탁한 사람과 받은 사람이 다 처벌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한편 강원랜드에서 2012-2013년 선발된 신입 교육생 중 95% 이상이 부정 채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부 조사 결과 부정합격자는 226명으로 이들은 서류전형과 인·적성검사 시험 점수가 좋지 않았지만 채용에 합격했다.

현재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등 전·현직 의원들이 채용 청탁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피해자들에 대해 재응시 기회를 주는 등 구제 활동에 나섰다.

은행권 등 곳곳에서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부정한 청탁으로 인해 비극적인 선택을 하게 된 청년의 이야기는 안타까움과 분노를 동시에 자아낸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