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FC 공식 인스타그램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안필드의 심장' 스티븐 제라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바이에른 뮌헨의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를 위로하기 위해 자신의 과거 일화를 언급했다.
1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제라드는 BT 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울라이히를 위로했다.
앞서 울라이히는 같은날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UEFA 챔스 4강 2차전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실수를 저지르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날 골키퍼로 선발 출전한 울라이히는 전반전까지는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결승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하지만 그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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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 수비 진영에서 공을 잡은 코랭탕 톨리소가 울라이히에게 백패스를 건넸고, 공을 받으러 나오던 울라이히는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카림 벤제마의 압박에 당황해 무게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공은 울라이히의 옆구리를 지나 흘렀고 벤제마가 이를 침착하게 골대에 밀어 넣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나온 울라이히의 치명적인 실수로 인해 바이에른 뮌헨은 1, 2차전 합계 3-4로 챔스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자신의 실수로 팀이 결승 진출에 실패하자 울라이히는 경기가 끝난 후 텅 빈 그라운드에 홀로 주저앉아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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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울라이히를 향한 비난은 오래가지 않았다. 울라이히는 그동안 마누엘 노이어의 빈자리를 잘 메워줬고, 또 축구에서는 언제든 실수가 나올 수 있기 때문.
현재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을 비롯한 많은 축구 선수들이 울라이히의 실수를 감싸고 있으며, 제라드도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데일리메일 캡처
제라드는 인터뷰에서 "울라이히의 실수를 봤다. 나도 지난 2014년 경기를 망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바 있다. 게임을 망쳤던 잔인한 기억이다"며 안타까움 심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마누엘 노이어라면 70, 80야드 밖으로 걷어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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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제라드가 언급한 치명적인 실수는 2014년 4월 27일 리버풀과 첼시의 경기에서 나온 실수를 말한다.
당시 리버풀은 2013-1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리버풀은 첼시 전을 포함한 남은 3경기에서 패하지 않는다면 사상 첫 EPL 우승이 가능한 상황이었고 첼시는 사실상 우승 가능성이 사라진 상태였다.
하지만 '안필드의 심장' 제라드가 사코의 패스를 받으려다가 미끄러지는 실수를 저지르며 선제골을 내줬고, 어이없게 내준 이 골 때문에 분위기가 깨진 리버풀은 후반전에 한 골을 더 내주며 0-2로 패했다. 또 이날 패배로 EPL 우승은 맨체스터 시티가 차지했다.
최악의 실수로 자신의 첫 번째 EPL 우승 기회를 날린 제라드는 이후 '뎀바 바의 개', '훔바훔바'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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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별명은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는데, 제라드는 이번 인터뷰에서 이 아픔을 언급하며 울라이히를 진심으로 위로했다.
한편 제라드는 AS 로마를 꺾고 11년 만에 챔스 결승에 진출한 '친정팀' 리버풀을 칭찬하기도 했다.
그는 "믿을 수 없는 위대한 성과다. 클롭 감독과 선수단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고 싶다. 리버풀은 팬들의 신뢰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이어 "리버풀은 이제 레알 마드리드와 만난다"며 "리버풀 선수들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를 믿고 그들을 넘어선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