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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당 백만원" 맷값 2천만원 던지며 야구방망이로 일반인 폭행한 대기업 대표

영화 '베테랑' 속 캐릭터 조태오의 모티브가 된 실제 대기업 대표의 '맷값 폭행'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KBS 1TV '뉴스광장'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한 대당 100만원씩, 스무 대만 맞자"


영화 대사가 아니다. 실제 있었던 사건이다.


최근 대기업 일가의 '갑질'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진 가운데, 지난 2010년 발생한 이른바 '맷값 폭행' 실제 피해자의 근황이 전해졌다.


지난 1일 KBS는 2010년 물류회사 M&M의 최철원 전 대표에게 폭행당한 피해자 유홍준 씨를 인터뷰, 보도했다.


2015년 개봉해 1,400만 관객을 끌어모았던 영화 '베테랑'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유씨의 사건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사이트영화 '베테랑'


물류회사 M&M은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화물연대를 탈퇴하고 앞으로 노조에 가입하지 말 것을 계약 조건으로 내걸었다. 


화물연대 지회장이었던 유씨(당시 52세)는 당연한 수순으로 계약하지 못한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유씨는 회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시위한 지 10개월이 되던 2010년 10월, 회사는 유씨에게 "5천만원에 화물 차량을 인수해주겠다"는 제안을 해 온다.


계약을 하러 회사 회의실로 들어선 유씨를 기다린 사람은 청바지를 입은 채 야구방망이를 든 최철원 M&M 당시 대표(당시 41세)였다. 주위에는 간부들이 있었다.


인사이트KBS 1TV '뉴스광장'


최 전 대표는 유씨를 무릎 꿇렸다. 그리고 말했다. "한 대에 100만원이라 치고 스무 대만 맞아라" 


곧바로 폭행이 시작됐다. 유씨는 열 대를 맞고 "살려달라"며 빌었다. 그러자 최 전 대표는 "지금부터는 한 대에 300만원 씩이다"라며 세 대를 더 때린다.


마지막으로 화장지를 둘둘 말아 유씨의 입안에 밀어 넣고 얼굴을 가격한 뒤 1천만원짜리 수표 두 장을 유씨에게 던졌다. 맷값이었다.


이 사실이 밖으로 퍼지자 여론은 분노로 들끓었다. 그러나 현실은 영화 '베테랑'의 권선징악 결말처럼 통쾌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최 전 대표는 단 한 차례도 유씨에게 직접 사과하지 않았다. 


인사이트KBS 1TV '뉴스광장'


재판부 또한 최 전 대표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석방시켰다. 오히려 검찰은 유씨를 업무 방해 혐의로 기소하기까지 했다.


"피해자의 마음은 이렇게 미어지는데, 돈과 법은 그걸 무시한다"고 토로한 유씨는 매체와의 인터뷰 도중 결국 눈물을 쏟았다. 


8년이 흘렀지만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법정에서도 '을'이 되는 현실 속 '갑질' 피해자들. 어디에서도 권리를 찾을 수 없었던 유씨의 사건 이후 8년이 지났다.


그리고 한진 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사건이 터졌다. 8년이 지났지만 달라지지 않은 모양새다.


Naver TV 'KBS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