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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실수로 뒤바뀐 딸 21년 키운 엄마의 고백

다시 찾은 친딸은 나를 닮았지만 모르는 사람 낳은 것이란 사실을 이내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피 세라노(39)와 딸 마농(21) via Daily Star

 

병원의 실수로 아이가 뒤바뀐 것을 21년 만에 확인한 후에도 친딸이 아닌 '뒤바뀐 딸'을 선택한 프랑스 여성의 얘기를 뉴욕타임스(NYT)가 25일 '모성애의 교훈'이라며 상세히 보도했다.  

 

프랑스 남부 그라스에 살고 있는 소피 세라노(39)와 딸 마농(21)의 이야기는 지난 1994년 칸의 한 병원에서 시작된다.  

 

세라노는 출생 후 황달로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게 된 마농을 처음 품에 안았을 때 숯이 많은 머리카락에 깜짝 놀랐다.  

 

세라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간호사는 광선요법 때문에 아이의 머리카락이 자라난 것이라고 말했고, 나는 의료진을 믿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의 머리카락이 곱슬로 자라나는 데다, 피부색까지 자신과 남편보다 더 짙은 것을 알게 되면서 당황은 커져 갔다.  

 

동네 사람들이 '우체부의 딸'이라고 수군거릴 때에도 딸에게 애정을 쏟았던 그녀지만, 남편이 의심 끝에 자신을 떠나갈 때에는 흔들렸다.  

 

세라노는 남편이 친자확인 검사를 요구할 때만 해도 "검사가 우리를 구해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그러나 검사 결과는 10살의 마농이 그들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켰다.

 

세라노는 "쓰나미 같았다. 지금까지 경험 못한 최악의 불안감을 느꼈다"면서 친딸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불안해하며 2010년 병원을 상대로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멀지 않은 동네에서 그녀의 친딸을 찾아냈다. 친딸은 인도양의 프랑스령인 '라 레위니옹' 출신자 가정에서 양육됐다.  

 

세라노는 병원의 침대 부족으로 간호사가 마농과 친딸을 잠시 같은 침대에 눕히면서 자식이 바뀌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세라노에게는 12년의 법정투쟁이 시작됐다. 프랑스 법원은 지난 10일 병원 측에 피해 여성들과 두 가족에게 188만 유로(약 23억3천만 원)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아이가 뒤바뀐 것을 안 후, 두 가정은 수차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두 가정 모두 친딸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서 이를 중단했고, 결국 의논 끝에 지금까지 키워온 아이를 계속 키우기로 의견을 모았다.

 

마농은 "부모를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얼마가 그들을 닮았는 지 한 눈에 알았다"면서 "그러나 완전히 낯선 사람 앞에 앉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세라노는 "나의 생물학적 딸은 나를 닮았다. 그러나 나는 어느 순간 내가 모르는 사람을 낳은 것이라는 깨달음이 왔고, 그때부터 나는 더 이상 그 아이의 엄마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친딸에게 유대관계를 전혀 느끼지 못한 것과 달리, 마농에 대한 사랑은 더 커졌다고 그녀는 말했다.  

 

세라노는 NYT에 "가족을 만드는 것은 피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이루는 것, 우리가 서로 함께 얘기하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나는 마농과 놀라운 애착관계를 형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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