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어머니들이 전쟁터 끌려가는 아들 몸에 문신을 새긴 이유
군번줄은 전쟁터에서 사망한 군인의 신분을 사용하기 위한 용도로 각 군의 명칭과 군인의 이름, 군번, 혈액형이 기재돼 있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대한민국 군인이라면 입대 직후 누구나 군번줄을 부여받는다.
군번줄은 전쟁터에서 사망한 군인의 신분을 사용하기 위한 용도로 각 군의 명칭과 군인의 이름, 군번, 혈액형이 기재돼 있다.
그렇다면 군번줄이 없었던 조선 시대에는 어떻게 전사자의 신분을 확인했을까.
당시에는 군인들 몸에 문신을 새기는 '부병자자(赴兵刺字)' 풍습으로 이를 대신했다.
이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더라도 몸에 새겨진 문신으로 가족을 찾고, 고향 땅에 묻히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낸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문신은 국가가 아닌 가족들이 직접 새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아버지나 아들을 전쟁터로 보내기 전날, 가족들은 그들의 몸에 문신을 새기며 눈물을 쏟곤 했다고 한다.
한편 문신은 전쟁 중 떨어진 군사들의 사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서 사용되기도 했다.
이 같은 내용은 조선 태조로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연월일 순서에 따라 편년체로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순조 11년 일어난 홍경래의 난(亂) 당시 용천부사 권수(權琇)는 반란군에게 거듭 패퇴하며 수세에 몰렸다.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한 그는 병사들 앞에서 팔뚝에 문신을 새겨 병사들을 응집시키고 의지를 다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