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라면 부서질까 봐 '컨테이너' 마련해 비행기에 실은 대한항공 오너 일가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 폭로전'이 그치지 않는 가운에 이번에는 '라면' 한 상자 때문에 수하물 컨테이너까지 마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3일 SBS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비행기에 오를 때 라면 상자까지 특별한 방법으로 운반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한항공 협력사 직원이었던 A씨는 조 회장 자녀의 이름이 써 진 라면 상자를 '수하물'로 부쳤다가 대한항공 상주 직원에게 크게 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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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대형 수하물 담당이었던 A씨는 라면 상자를 'OOG'라는 초과규격수하물 카운터가 있는 곳으로 보냈다.


OOG는 화물칸에 짐을 실을 때까지 이동 거리가 짧아 파손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부피가 크거나 깨질 우려가 있는 승객의 짐을 부치는 곳이다.


때문에 조 회장 가족의 짐은 보통 여기로 보내졌고 이에 A씨는 평소처럼 상자를 OOG로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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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상자에 내용물이 '라면'이라는 것이 화근이었다. 대한항공 직원은 A씨에게 "탑승구에서 직접 실어야 하는데 왜 OOG로 보냈냐"면서 "라면이 부서지면 책임 질 거냐"고 화를 냈다고 한다.


결국 따로 화물 컨테이너까지 마련해 그 안에 스티로폼을 깔고 라면 상자를 넣은 뒤 비닐 포장으로 마무리했다. 라면 한 상자 외에는 그 어떤 짐도 싣지 않았다.


A씨 입장에서는 대한항공 직원이 유난떠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라면이 부서지는 날에는 어떤 불호령이 떨어질 지 모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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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 일가의 갑질에 대처하는 일이 담당 업무 수준이 돼 버린 직원들은 회장 가족들이 출국할 때마다 전전긍긍하며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땅콩회항, 물컵 갑질, 면세 물품 밀반입 의혹 등 대한항공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의 폭로전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한진그룹이 법적 책임을 피할 길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