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에게 건넨 커피 한 잔이 ‘뇌물’?

한 병원에서 소방응급대원(이하 소방대원)에게 무료로 제공하던 커피에 '뇌물' 논란이 일면서 제공이 중단됐다.

최근 서울시 소방본부 감사팀이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 소방응급대원(소방대원)에게 무료로 주는 커피를 제공하지 말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앞으로 소방대원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면 확인서도 받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병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자를 이송해온 소방대원에게 병원 내 카페의 커피, 생수를 무료로 제공해왔다. 

무료 커피는 소방대원이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기록하고 카페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그런데 한 시민이 서울시 소방본부 감사팀에 "소방관들이 환자를 병원에 데려다 주는 대가로 커피를 무료로 마신다"는 내용을 제보했다.

이후 감사팀은 자체조사를 통해 순천향대 병원 측에 관련사실을 확인한 뒤 무료 커피 제공을 중단해달라고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순천향대병원 측은 "선의로 베푼 조치인데 이를 문제시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고생하는 소방관들을 위해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었는데 감사팀이 확인서까지 받아갔다"며 "아무튼 앞으로는 무료로 커피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방대원들은 "응급환자가 아닌 이상 환자가 요구하는 대로 병원을 가야 하는 상황이라 특혜를 받으려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커피 한 잔에 대해서까지 뇌물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너무하다"는 의견이다. 

반면 감사팀은 "일부 병원관계자들이 명부에 이름을 쓰고 공짜로 커피를 먹는 등 악용되는 사례가 있으며, 추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사안이라 막을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감사팀 관계자는 "이번 일로 징계를 받은 이는 없다"면서 "다만 혹시라도 문제가 될 수 있어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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