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찰에 반해 10년 뒤 경찰관 꿈 이룬 日소년


 

지난 14일 오후 8시 20분께 일본인 관광객 돗토리 카즈미치(鳥取和道·55)가 서울 서대문경찰서를 찾았다. 

 

돗토리씨는 품에서 한 장의 사진을 꺼내 경찰관에게 건네며 서툰 한국말로 사진 속의 또 다른 경찰관을 찾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사정은 이랬다.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인 2005년 부인·아들과 함께 서울로 가족 여행을 온 돗토리씨는 서대문형무소를 찾았다. 

 

당시 9살이었던 아들 돗토리 쇼지로군은 근처에 있었던 파출소를 보더니 "경찰차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고 아빠에게 말했다.

 

아들의 바람을 들어주려고 돗토리씨는 마침 순찰하고 온 한 젊은 경찰관에게 머뭇거리며 같이 사진을 찍자고 부탁했다.

 

이 경찰관은 흔쾌히 승낙하고 아들에게 자신의 모자까지 벗어주며 경찰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 한 장의 사진이 아들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진을 책상 위에 소중히 간직했던 아들은 경찰관의 꿈을 마음속에 키웠다고 한다.

 

결국 고3 때 대학 대신 경찰관 시험에 응시해 고교 재학 중에 합격, 지난달 30일 경찰학교를 졸업해 어엿한 경찰관이 됐다고 한다.

 


 

"아들이 경찰관이 된 것은 전적으로 한국에서 만난 친절한 경찰관 덕분입니다. 경찰 업무 때문에 직접 찾을 수 없는 아들을 대신해 이 사실을 꼭 그 경찰관에게 알리고 감사 인사를 하고 싶어 서울에 왔어요."

 

사연을 접한 서대문서 유기돈 경사는 당시 사진 속 인물을 아는 동료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경찰서 모든 사무실을 돌며 수소문했다.

 

다행히 해당 경찰관과 같이 근무했던 다른 경찰관의 증언으로 현재 충남 보령경찰서에 근무하는 김태형(34) 경장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15일 오전 다시 서대문서를 찾아 이런 사실을 확인한 돗토리씨는 "김 경장을 직접 찾아가 인사를 하고 싶지만 내일 출국하는 일정상 찾을 수 없어 아쉽다"며 "기회가 된다면 꼭 아들과 김 경장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과 일본은 나라가 달라도 치안 유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관의 역할은 같다고 생각한다"며 미리 준비한 감사의 편지와 경찰이 된 아들의 사진을 건네며 김 경장에게 꼭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당사자인 김 경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는 기억이 잘 안 났는데 사진을 보고 기억이 났다"며 "작은 일인데 고맙다는 말을 전하려 일본에서 여기까지 찾아왔다는 연락을 받고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관 생활 10년이 지났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초심으로 돌아가 작은 일이라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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